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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투자하지 않는 일본인"…버핏 투자에도 '저축' 위주

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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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워렌 버핏을 위시한 미국의 많은 억만장자가 일본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 붕괴 이후 일본 증시는 저조한 수익률에 시달렸으며 일본인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수익률이 낮은 저축 계좌에 돈을 묶어두려는 경향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발표된 일본은행(BOJ)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가계는 저축액의 평균 11%만 주식에, 54%는 현금과 은행 예금에 투자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 가계 자산의 약 39%가 주식 시장에 묶여 있고 현금과 은행 예금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NYS:BRK.B) 회장은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후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지분을 크게 확대했다며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헤지펀드 거물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도 도쿄에 사무실을 다시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의 예상대로 연초 이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5%가량 상승해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WSJ은 일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여전히 1989년 최고치보다는 낮으며 장기 수익률은 미국 투자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배 이상 뛰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가계 자금이 주식 시장에 흘러갈 수 있도록 장려해 가계의 자산 소득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소액 투자자를 위한 비과세 투자 제도인 일본 개인 저축 계좌 한도를 높였으며 도쿄증권거래소는 기업에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 수익률을 높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일본인은 "주식에 손대지 말라"는 부모 아래서 자란 버블 경제 이후 세대다.

오히려 일본 내 많은 투자자는 일본에 집중하는 대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실제 일본 대형 인터넷증권사 모넥스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종목은 토픽스나 닛케이 같은 일본 주가지수나 소니 같은 일본 대기업이 아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기업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업체 핀시티의 히데카주 이시다 고문은 "대부분의 일본인은 투자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이른바 '카코와루이(かっこわるい)'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멋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 총수들조차도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사도록 장려하는 것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류 대기업인 산토리의 나나미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일본인이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중립적'이라며 "아마도 예금 금리를 올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자료 : 팩트셋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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