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청년층에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부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고령층의 부실위험 억제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함께 제기됐다.
한은은 26일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연령별 가계대출 차주의 특징을 설명하고 "청년층은 자산 측면에서 채무상환능력이 계속 저하되는 가운데 최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연령별로 가계대출 차주의 특징을 진단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이 나이에 따라 차별화된 특성을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청년층(30대 이하)에서는 주택관련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났지만 중장년층(40대 및 50대)과 고령층(60대 이상)은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로 자금조달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늘렸고,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활용한 실거주용 주택구입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체증식 상환, 만기 장기화 등을 통해 대출 초기에 원금상환 부담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의 주담대 체증식 상환 비중은 지난 2분기 기준 7.5%로 2년 전 1.4% 대비 6%포인트 넘게 급증했다. 여타 연령층이 같은 기간 1.1%에서 1.2%로 소폭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청년층의 연체율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지만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특히 잠재 취약차주 비중이 여타 연령층과 비교했을 때 빠르게 늘었다. 잠재 취약차주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중소득 또는 중신용 차주인 경우, 2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차주인 경우를 칭한다.
한국은행
한편 중년층(40대)은 1인당 가계대출액이 1억1천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는데, 최근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주택매입에 나서면서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하고 있었다.
장년층(50대)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향후 은퇴 등으로 소득 단절이 발생하는 경우 연체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은 노후 대비 자영업 또는 자산투자 활동 등을 위해 상업용 부동산 매입 수요가 높은데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 비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했다.
경기회복 지연 및 부동산시장 부진이 발생할 경우 이들 부문에서 발생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이 가계대출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한국은행
한은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청년층이 주택구입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고령층의 대출 확대 및 부실위험 억제를 위해 비은행권 신용리스크 관리체계 정비,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강화 등과 함께 고령층 소득기반 확충 등 지원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층은 역모기지 확대 등을 통해 노후자금 조달여력을 확대하고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규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선진국에서 자영업자의 재무제표 작성 앱을 지원해 누락 없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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