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채 상환으로 부채비율 상승, 재무 관리 필요
AKIS 100% 자회사 편입, IT 역량 내재화 목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제주항공이 애경그룹 내 계열사를 상대로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현금 아닌 현물출자 방식을 택해 눈길을 끈다.
현물출자의 경우 신주 발행에 따른 자본확충 효과는 있지만 실제 현금이 유입되진 않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일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트랜드인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자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404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상대는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다. 영구 전환사채(CB) 조기상환 등이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져 재무 개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안건은 이해관계자로서 의결권이 없는 이장환 기타비상무이사를 제외한 출석 이사 전원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이 발행하는 신주 364만7천274주를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절반씩(182만3천637주) 인수하게 된다. 이들은 그 대가로 보유 중인 AKIS 주식 390만주를 각각 제주항공에 건넨다. 현재 양사는 AKIS 지분을 50%씩 똑같이 나눠 갖고 있다.
통상 항공사들은 재무 개선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현물 아닌 현금출자 방식을 택하곤 한다. 그래야만 실제 현금이 들어와 부채비율 개선뿐 아니라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AKIS를 100% 자회사로 만들어 디지털 전환 역량을 확보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단순 계열사보단 완전 자회사로 두는 게 IT 역량 내재화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2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별도)이 3천900억원 규모로 당장 돈이 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AKIS는 통합 전산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가 주업인 회사로, 애경그룹의 IT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수장은 아시아나IDT 임원과 제주항공 IT본부장을 역임한 이찬성 대표다.
앞서 제주항공은 연초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IT 시스템 고도화'를 제시한 바 있다.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미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김이배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항공사의 경쟁력에서 IT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높다"며 "상반기 중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신규 런칭하는 등 지속적인 IT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KIS는 사업 특성상 그룹 내부거래를 중심으로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적자가 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완전 자회사가 된 만큼 향후 제주항공의 연결 재무제표에 영업실적이 함께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모두락과 제이에이에스(JAS)에 이어 AKIS까지 100% 자회사가 세 곳으로 늘게 됐다.
모두락은 2017년 운영을 시작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제주항공 임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헬스 키퍼, 카페테리아, 네일숍으로 구성돼 있다. JAS는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자체 조업 서비스로 2018년 영업을 개시했다. 최근엔 외항사를 상대로 영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관리와 항공권 판매 등이 모두 IT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항공업계의 트랜드"라며 "AKIS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추후 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너무 이르다"며 일축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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