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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수정'한 한화그룹…㈜한화, 6천350억 용처는

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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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밀기계·상업설비 인수 철회…반도체 전공정 양도

이차전지·태양광 사업 확대에 투자…IRA·CRMA 대응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그룹이 지난해 예고한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로 당초 기대한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는 예정에 없던 6천여억 원을 손에 쥐게 됐다. 지분 인수 대신 사업 양도로 방향을 틀게 되면서다. 이 돈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이차전지와 태양광 사업 확대에 투자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화에 한화정밀기계 지분 100%를 양도하기로 했던 계약을 철회했다. 양측 합의로 작년 7월 체결한 주식 매매계약을 1년2개월여 만에 백지화한 것이다.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지분 이전을 통한 제품·사업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확보가 불투명해졌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결과다.

한화정밀기계, '세미콘 타이완 2023' 참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초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한화정밀기계 주식 60만주(100%)를 5천2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장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존 모멘텀 부문의 이차전지, 태양광 등 공정 장비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에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 LED 칩 마운터 사업 역량을 더해 반도체 공정·장비 분야 전문업체로의 도약을 꿈꿨다.

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에 중국 자회사 한화상업설비 지분 100%를 ㈜한화에 넘기는 계획도 취소했다. 한화정밀기계와 동일한 이유다. 거래 금액은 350억원이다.

이번에 철회한 지분 이전은 작년 7월 한화그룹이 발표한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간 사업 재편 계획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유사 사업군을 통합하고 체질 개선을 병행해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 전문성 강화를 꾀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때 그룹 내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곳으로 모으고, ㈜한화가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인수하는 내용 등도 발표됐다. ㈜한화는 한화정밀기계 인수 등을 통해 소재, 장비 및 인프라 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체 수익성, 미래 성장성을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한화그룹이 작년 7월 발표한 사업구조 재편 계획.

[출처:한화그룹]

하지만 사실 진작부터 거래가 깨질 조짐이 보였다. 다른 사업 재편 계획들은 일정에 맞춰 순탄하게 진행됐지만 정밀기계와 상업설비는 예외였기 때문이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올 1월 초 지분 거래가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9개월여가량 지연됐다. 작년 12월과 올 7월 두 차례에 걸쳐 거래종결일 연기합의서도 체결했다. 그러다 결국 해지에 이르렀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한화는 이번에 모멘텀 부문 내의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한화정밀기계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정밀기계 지분을 취득하는 대신 반대로 사업 일부를 한화정밀기계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750억원 규모로 오는 12월 29일 양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장비 사업 확장을 통한 사업 기반 마련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정리하면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정밀기계와 상업설비를 사오는 대신,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양도하게 됐다. 단순 현금흐름을 따져보면 5천600억원이 나갈 예정이었으나 오히려 750억원이 들어온 셈이 됐다. 예정에 없던 6천350억원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한화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차전지, 태양광 사업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자금 역시 해당 분야에 투입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 핵심 원자재법(CRMA) 대응을 위한 현지 제조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한화 관계자는 "이차전지, 태양광 사업의 경우 주요 고객사가 외국에 있어 IRA와 CRMA 대응이 중요하다"며 "현지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제도적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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