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저금리 기조에서 발행됐던 미국 국채 초장기물 가격이 반토막 나는 등 올해도 지속된 미국 채권시장의 잔혹사를 4개의 차트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마켓워치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2020년 봄에 발행된 30년 만기 미국 국채에 1.25% 쿠폰을 입력하면 달러당 46센트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역사상 가장 낮은 가격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 급등…수익률 역전 현상 완화
최근까지 미국채 2년물 수익률 등 단기물은 장기물 수익률에 비해 훨씬 빠르게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미국채 장단기 수익률 스프레드는 역전됐으며 한때 역전폭이 마이너스 100bp 수준 이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은 경기 침체의 확실한 신호로 여겨졌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의 부산물로 나타났다. 이제 연준도 기준금리 인상 행보의 끝물인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준은 기준금리 수준이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오랫동안 5%를 넘는 수준에서 머물 수 있다는 시사점을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43.3bp로 지난 5월 4일 이후 가장 좁아졌다.
◇ 채권 공포지수 'MOVE 지수' 다시 꿈틀
채권시장의 공포지수인 'ICE BofA MOVE(일명 무브지수:The Merrill lynch Option Volatility Estimate Index)가 다시 치솟고 있다는 점도 채권시장의 흑역사를 방증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MOVE 지수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미국 국채 옵션 가격을 기초로 국채 가격의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를 일컫는다. 이 지수의 상승은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아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MOVE 지수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던 지난 3월에 한때 182.64까지 치솟았다. 당시에는 2020년 3월 9일의 역사적 고점인 163.70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을 기록하며 채권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MOVE 지수가 9월 미국 채권시장의 투매장세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전략가들은 MOVE 지수가 수익률이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계속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채권시장 인기 ETF가격 2007년 이후 최저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채 장기물 ETF 가격이 16년 만에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친 점을 나타내는 차트도 우울한 단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20년물 이상의 미국채를 편입하는 iShares 20년 이상 국채 ETF의 설정잔고는 400억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 가운데 하나다.
장기 국채를 추종하는 해당 ETF 가격은 최근 미국채 장기물 투매장세에 시달리면서 강력한 하락 추세에 빠졌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ETF는 전날 86.93달러로 마감해 2007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매수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으로 풀이됐다.팩트셋의 자금 흐름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ETF는 9월 29일로 끝난 주에만 9억 달러 이상이 유입됐다.이는 7월 이후 최대 주간단위 자금 유입이고 올해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2020년 발행 미국채 30년물 가격 반토막…사상 최저가
새로 발행된 미국 국채 장기물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지만,기존 투자자들은 낭패를 봤다는 차트도 채권시장의 잔혹사를 반영한 것으로 지적됐다. 불과 몇년전에 낮은 쿠폰(이표채)로 발행된 초장기물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가격이 급락하면서 속수무책으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2020년 봄에 발행된 30년 만기 미국 국채에 1.25% 쿠폰을 입력하면 달러당 46센트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이는 역사상 가장 낮은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초장기물이 처음 발행되었을 때 매수했을 가능성이 있는 은행 및 보험 회사와 같은 투자자의 경우, 장부가액으로 50% 이상의 손실을 봤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극도로 안전하다고 평가받았던 미국채 초장기물이 손절매 등으로 추가로 투매된다면 해당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확대될 것으로 진단됐다.
마켓워치는 이제 변동성이 잦아진 2023년 4분기에서 미국 채권 시장의 소란은 아마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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