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연초부터 초장기국채 위주로 채권 투자를 해온 개인이 미국의 명확해지는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기조로 인해 예상보다 손해가 가중되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도 이어지면서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4일 서울 채권시장과 연합인포맥스 장외 투자자전체 거래 추이(화면번호 4266)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들어 전 거래일까지 10조7천773억원의 국고채를 사들였다.
이는 전체 투자자의 연초 이후 국고채 순매수 규모(117조798억원)의 9%를 넘기는 수준으로, 시장 내 개인의 영향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개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국고채를 매집해왔다.
지난해 4분기 강원도 ABCP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고채 금리 등 채권금리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21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665%까지 치솟았는데, 이후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 등이 가동되면서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당시 이를 전후로 채권 투자의 자본차익을 확보하려는 개인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개인의 투자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개인 중 이른바 슈퍼리치의 경우, 과세 대상인 이자수익보다 비과세인 자본차익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분기에는 1천억원, 2분기에는 5천억원 규모로만 국고채를 순매수했던 개인이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조원 넘게 매집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고채 가운데서도 개인은 만기 20년 및 30년 등 초장기채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장외투자자별 잔고 추이(화면번호 4260)에 따르면 개인은 전 거래일 기준 국고채 잔고 전체의 60% 가까이를 만기 20년과 30년물에 투자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20년물은 3조8천698억원, 30년물은 4조2천352억원 규모다.
외국인의 경우 해당 비중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눈에 띄게 초장기채 위주로 매집해온 셈이다.
다만 당초 국내 대부분의 하우스가 올해 채권금리 전망을 '상고하저'로 내다본 것과 달리, 올해 하반기 들어서 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민평금리 기준 지난 2월 초 3.195%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26일 3.963%까지 치솟았다. 30년물의 경우 같은 기간 3.200%에서 3.915%로 올랐다.
문제는 이같은 고금리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고금리를 유지하는 기간이 더욱 길어지고, 금리 인하폭도 축소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최근에는 연준 인사들이 고금리 장기화 스탠스를 지지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등 매파적인 목소리도 키우고 있다.
이에 간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8%를 넘어서면서,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작년 말에 초장기채를 사들여 올해 2분기경에 판 개인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나 3분기 들어 매입한 개인의 경우 내년 상반기 전후까지는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상황이 됐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고,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를 끈기 있게 버틸 수 있는 개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고채 20년물 및 30년물 금리 추이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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