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글로벌 채권 발행시장에서 한국물(Korean Paper)의 입지가 강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HSBC의 부진으로 흔들렸던 양강 체제가 다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상위권을 둘러싼 순위 재편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새롭게 한국물 시장에 뛰어드는 하우스도 속속 등장하면서 접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2023년 상반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1~3분기 누적 기준 공모 한국물 주관 실적은 325억2천26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관 물량이 322억1천590만달러였다는 점에서 3분기 만에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최근 아시아 발행시장이 위축된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의 경우 시장 내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발행이 주춤해지면서 발행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물은 AA급 국가 신용등급과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 등에 힘입어 발행량이 도리어 증가했다. 홀로 꾸준히 물량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시아 시장 내 한국물 비중이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글로벌 IB 업계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하 씨티증권)과 HSBC는 올 1~3분기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각각 36억5천820만달러, 36억2천90만달러의 실적을 올려 선두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였다. 두 하우스 간 격차는 불과 3천739억달러로, 4분기에도 1위 자리를 둔 치열한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씨티증권과 HSBC는 2018년부터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줄곧 1, 2위를 다퉈온 하우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HSBC의 실적이 5위로 떨어지면서 씨티증권의 독주로 막을 내렸다. 그 사이 JP모건과 BoA메릴린치 등 미국계가 상위권을 채웠다.
씨티와 HSBC의 양강 체제는 올해 다시 공고해지고 있다.
지난해 반짝 순위권에 올랐던 JP모건과 BoA메릴린치의 위상은 엇갈렸다.
BoA메릴린치는 올 3분기까지 26억7천960만달러어치 공모 한국물을 주관해 4위에 올라 순위권을 지켜냈다. 반면 JP모건은 20억2천930만달러의 실적으로 7위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다소 주춤한 성과를 냈다.
유럽계 하우스들도 존재감을 되찾았다.
BNP파리바는 30억510만달러의 주관 실적으로 씨티증권과 HSBC의 뒤를 이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25억9천150만달러를 주관해 5위권에 안착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물 위상이 높아지면서 진입을 겨냥하는 글로벌 IB의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프랑스계 나티시스는 올 상반기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획득한 후 KP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KDB산업은행(7억5천만유로) 발행물을 주관한 데 이어 지난달 한국주택금융공사의 10억유로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으로 실적을 더했다.
지난해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모건스탠리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건스탠리는 올 1월 한국수출입은행(35억달러)과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10억달러) 글로벌본드를 주관했다.
한국물 진입을 준비하는 하우스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미국계 웰스파고(Wells Fargo & Co.)는 최근 김기훈 소시에테제네랄 이사를 영입하고 본격적인 한국 부채자본시장(DCM) 진입에 나섰다.
도이치방크 또한 지난 7월 문정혜 본부장을 한국 DCM 본부장으로 영입하고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앞서 도이치방크는 한국물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2018년 DCM 뱅커가 전원 퇴사하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연합인포맥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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