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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긴급진단] '듀레이션조정·견디기·사다리' 보수적 접근 한목소리(종합2보)

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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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채 분할매수·듀레이션 조정 등 업권별 포트폴리오 변화 고민

미 10년물 국채금리 5% 대비…견디기·사다리 전략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온다예 송하린 정필중 박경은 황남경 한상민 기자 = 증권, 운용 등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사, 연기금 등의 채권 운용 담당자들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경기 견조한 경기 지표 등으로 당분간 금리 하락 요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원화채 분할 매수 듀레이션 조정 등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4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현재가(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오후 3시 24분 무렵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7.46bp 오른 4.8746%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07년 8월 8일 기록한 고점인 4.8902% 이후 가장 높으며 5%까지는 13bp도 남지 않았다. 이번 주 들어 금리가 하루 10bp씩 상승한 속도를 감안하면 주중 5% 돌파는 시간문제다.

달러-원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14.20원(1.05%) 상승한 1,3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금리 상승 우려 커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종승 KB증권 채권운용1부 이사는 "고금리 장기화, 재정적자로 인한 발행 압력 등 복합적으로 장기물 금리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는 설득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연휴 전에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대한 기대가 일부 반영되면서 장기 금리상승을 막은 상황으로, 금리 상승 폭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자금을 타이트하게 가져가면서 단기 시장이 경색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은행채 발행이 대규모로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수급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차진섭 한화자산운용 유가증권부문장도 "연준 당국자들의 호키시(매파)한 발언과 미국 경기 지표로 금리는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정적자 문제로 미 국채 발행이 늘며 수급 불안으로 금리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펀더멘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 그 밖에 미국 부채 한도와 의회 이슈 등 세 가지 팩터로 나눴을 때 모두 금리 하락 요인이 되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차 부문장은 7월 말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때부터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며 전체적인 채권 포트폴리오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며 최근 금리 상승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본부 관계자도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10년물이 4%를 넘어서 더 가기는 힘들 것이란 반응이 있었는데 글로벌에서 금리 상단이 열리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심리적 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국고채 금리가 5% 수준으로 치고 올라가려는 모습이 계속 보이면 가격 압박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른 운용사 채권운용부문장은 "현재 레벨 정도면 주요 금융기관들의 고유 계정 채권 보유에서도 평가손 규모도 꽤 될 수 있어 손절에 따른 단기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며 "현재 금리 레벨은 금융기관 리스크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정도라 그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크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 고민 커져…방어적·사다리 전략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만큼 방어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재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FICC 운용본부 본부장은 "최근에 나온 경제 지표들 보면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높게 유지될 것 같고 미국 전반적인 경제 체력 자체도 생각보다 상당히 단단하다"며 "낮은 금리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당분간 운용에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증권 쪽은 아무래도 조달 금리가 워낙 높다 보니까 공격적으로 늘리기에는 아직도 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시장이 예상하지 못하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공격보다는 방어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석 하나증권 채권본부장은 "가장 듀레이션이 짧고 가장 유동적인 채권을 들고 시기를 견디는 전략 외에는 다른 전략이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본부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예상하면서 "실물경제나 정책에 대한 논쟁보다는 장기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냐는 장기적인 관점의 논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신한투자증권 포트폴리오전략부 수석은 금리 인상기 이자수익을 확실히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단기물 위주의 사다리전략이 현재로선 유효한 투자전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2년 사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자산을 나눠 투자하는 사다리전략을 통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미국의 고용, 부동산 시장, 유가가 금리 상승을 자극했는데 이 세 가지 요인이 안정화된다는 조짐이 나타나기 전까지 단기물 위주의 사다리전략 등을 통해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 국채 금리가 최근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 예산안 협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진원 KB자산운용 채권운용실장은 "미국 경제는 현재 호황이다. 호황일 때는 흑자가 나야 하는데, 정부 재정은 여전히 적자다"며 "이후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예산안이 타결된다면 그때 채권 시장 환경이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작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될 때 해당 기간에 미국은 재정 흑자를 기록했고, 국채 발행도 상대적으로 작아졌다"며 "국채 공급 추이는 물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지표에서 뭔가 힌트가 나올지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평가손실 불가피…포트폴리오 조정 필요

보험사 채권 담당자들 역시 미국의 고금리 환경이 오래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 경계심을 보인다.

한 대형 생보사 채권 담당 운용역은 "최근 채권시장 투자 심리 자체가 좋지 않다. 장기채는 투매 분위기가 짙다"며 "미 국채 금리가 최고치 경신 행보를 이어가는 한 당분간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 속에 스티프닝 장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당장 북 편입 자체를 손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분위기가 바뀐 데 대한 경계는 심해졌다"고 전했다.

다른 손보사 채권 담당 운용역은 "한미 국채 금리의 동조화 현상이 장기물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어 장기채 비중이 큰 보험사들의 포트폴리오도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당장 오전 중 국고채 금리도 튀었다. 4분기 상하방 밴드를 열어놓고 있지만 일부 편입 자산의 평가손실도 불가피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한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20bp나 올랐다는 건 크레디트 리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금융위에서 연휴 전에 여러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이는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경기는 금리의 직격탄을 맞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상승이 보험사의 이원차 역마진을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규 매입하는 자산의 수익률이 높게 오르고 있어서 역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신규 보험계약이 많은 대형 보험사가 유리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연기금·공제회, 원화채 분할 매수…채권 투자 매력 커져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관계자들은 채권 가격 급등에 따른 투자 전략 변화 의지를 내비쳤다.

허장 행정공제회 사업이사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4% 중후반대 원화채권은 살만한 가격이라고 보고 분할 매수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리는 미국처럼 크게 오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바라봤다.

행정공제회는 올해 초부터 채권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판단되는 건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허 CIO는 "주식은 이미 과열돼있고 금리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 금리형 자산 위주로 편입했다"며 "원화 채권을 조금씩 사 모으고, 해외 대체투자 중에서 최소 6% 이상 되는 프라이빗 크레딧(사모대출)을 사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가가 빨리 조정받고 있기 때문에 4분기에는 분할 매수할 레벨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2,400선 밑으로는 멀리 보고 국내 주식도 분할 매수할 영역"이라고 봤다.

다른 연기금 CIO는 금리 상승으로 채권 투자 매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채권투자는 금리 방향성에 베팅하는 자본차익 전략보다는 안정적으로 고금리 이자 소득을 얻는 목적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며 "고금리 환경에서 높은 캐리 수익을 확보해 놓으면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안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제회 CIO도 "우리는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전망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내년 말까지는 쉽게 조정되기는 어렵지 않냐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 금리가 높다고 해도 우리는 조달 코스트가 높기 때문에 채권보다는 채권형 투자를 하려 한다"며 "대출 펀드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변경보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이사는 "미국 장기 금리가 생각보다 많이 올랐지만, 포지션 변화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가 내릴 상황인 만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장 시장 움직임을 가지고 단기적으로 듀레이션을 더 늘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몇몇 이들은 지금 장기채 가격이 내려갔으니 장기물 비중을 늘릴 수 있지만, 기존 포지션에 짜놨다면 추가로 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shjang@yna.co.kr

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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