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이 요구 조건 대부분 수용…KDB생명 인수 수순에 '무게'
막판 PE 활용 가능성은 남아
[촬영 안 철 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정원 기자 = 다섯번째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KDB생명을 두고 인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최종 선택만을 남겨뒀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하나금융이 요구한 조건들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하나금융이 발을 뺄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구속력 없이 진행된 딜 절차로 인해 거래가 완결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말 KDB생명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실사를 모두 마무리하고서 최종적인 내부 보고 작업도 완료했다.
사실상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결심과 이사회의 의결 절차 등 '톱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의 결정만 남은 셈이다.
결론은 이달 말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사 완료에도 불구하고, KDB생명을 인수했을 때 그룹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내부 설득 작업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회장이 오는 9~15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이달 초·중반께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짓기엔 물리적으로 시간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하는 쪽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산은이 하나금융 측에 구주가(價) 인하는 물론 산은 차원의 증자를 통해 2대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까지 전달한 만큼, 하나금융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2천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던 구주가는 1천억원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산은이 3천억원 수준의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어서 하나금융은 자본확충 지원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딜 초기만 해도 구주 매입에 더해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산은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하나금융의 자금 부담은 수천억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원매자가 주도권을 쥔 딜이었던 만큼 하나금융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관심이 크다"며 "구속력 없이 딜을 진행했던 초기에만 해도 하나금융의 완주 가능성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딜의 특수성과 산은의 전폭 지원, 실사 과정에서의 적극성 등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도 KDB생명을 품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마지막에 사모펀드(PE)를 활용하는 방안이 옵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까지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받은 상황이지만, 최종 인수 과정에서 PE를 일부 활용해 딜 구조를 짜는 것엔 문제가 없다.
특히, 금융권 안팎에선 하나금융이 예상보다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정부와의 거래를 무산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껴 PE를 일부 활용해 인수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딜 초기에만 해도 하나금융은 일부 PE들이 조성하는 펀드에 계열사들을 출자자(LP)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했던 바 있다.
하나금융이 LP로 참여하는 순간 PE 입장에서도 투자자 확보는 문제가 아닌 데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도 PE를 통해 정상화 과정을 거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시 'PE 활용법'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이사회 설득을 위해 리스크를 낮출 방안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중소형 PE보다는 당장 자금 투입이 가능한 대형 PE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도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단독 인수로 가닥을 잡은 만큼 딜 구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PE를 끌어들여 지분 일부를 매입하게 해 리스크를 낮추는 방식은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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