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상승 지속→상대국 생산성 감소→수출 위축→기업 재무건전성 악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이 지속된다면 국내 자동차, 정유, 화학 등 주요 산업의 수출이 최대 23.9% 감소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온도 상승이 농·축·수산물 공급 감소로 이어져 수입 가격 상승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6일 한국은행은 '수출입 경로를 통한 해외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국내 파급영향'을 주제로 한 BOK 이슈노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아 온도 상승이 극대화되는 NGFS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 세계 GDP는 2100년경 3.8~8.9%(2023~2100년 누적 기준)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GFS는 글로벌 중앙은행과 감독기구의 기후리스크 연구 협의체로, 지난해 9월 온도 상승에 따라 전 세계 각국의 생산성 및 GDP가 감소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한은이 분석한 결과, 장기간의 온도상승은 교역 상대국의 생산성과 소득 감소로 이어져 국내 자동차 업종 수출이 11.6~23.9%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유 업종은 9.7~19.1%, 화학은 7.6~15.7%, 철강은 7.2~15.6% 정도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지속적인 온도 상승으로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 역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아 온도가 지속해 상승하는 SSP5-8.5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농·축·수산물 가격은 1951~1980년 대비 평균온도 상승 폭이 1.5℃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기후 충격이 없을 때와 대비해 하락한다. 이후 이를 초과하면 가격이 상승 전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SSP5-8.5 시나리오란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되어 온실가스 배출이 2100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한은은 "온도가 낮은 경우의 온도 상승은 작물 생산성 증대에 도움이 되는 온화한 기후를 형성하여 작물 가격에 하방 압력 요인이지만, 지속적인 온도 상승은 마침내 작물 생산성을 저하해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온도 상승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공급 감소와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은 국내 산업의 생산을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간의 온도 상승 시나리오 하에서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품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2023~2100년 누적 기준 6.1~18.2% 감소한다. 음식 서비스업 부가가치도 10.2~17.9% 감소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6.6~-13.6%)와 정유(-5.8~-11.6%), 화학(-5.0~-10.2%) 산업에서도 생산 위축이 발생하고 부가가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기후변화 시나리오 하에서 부도율도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 농림수산물·음식료품·정유·화학·철강 등의 업종 부도율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고 추정했다.
김재윤 한은 금융안정국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해 채무불이행 위험과 시장가치 하락이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는 향후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이 같은 분석이 온도 상승에 대한 리스크만 고려된 것이며,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리스크가 함께 고려될 경우 국내 산업의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후 리스크에 대한 기업과 금융당국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 과장은 "국내 기업은 해외 거래기업이 소재한 지역의 기후변화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고 수출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기관은 기후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및 스트레스 테스트 시 국내 기후리스크뿐만 아니라 해외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파급 영향도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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