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00억 차환발행 후 잔여물량 상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흥국생명이 이번 달 만기가 돌아온 후순위채를 성공리에 상환했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콜옵션 미행사 번복 사태'가 발생한 이래 유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 온 흥국생명이 올해도 시장 신뢰 회복과 건전성 유지를 위한 고삐 죄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채권시장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날 1천6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상환을 완료했다.
이번에 상환한 후순위채는 지난 2013년 10월, 5%의 금리로 발행한 10년 만기 물량이다. 당시 총발행 규모는 2천억 원으로 흥국생명은 지난해 9월 이 중 400억 원을 차환 발행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최근 금리 시장의 추이를 고려해 차환 발행이 아닌 상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금리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새롭게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IFRS9)와 건전성 규제 킥스(K-ICS·신지급여력제도)도 상환을 결정한 주된 배경이 됐다.
지급여력제도 규정상 흥국생명이 이번에 상환한 후순위채는 발행 직후부터 5년간은 100% 가용자본으로 인정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매년 20%씩 가용자본에서 상각된다.
이에 이번 후순위채 상환이 흥국생명의 킥스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전무한 상태다. 이미 지난해부터 해당 후순위채가 가용자본으로 인정되는 발행 물량이 아니어서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두고 어려움을 겪었던 흥국생명은 이후 모회사인 태광그룹의 지원 아래 빠른 의사결정으로 유동성을 관리해왔다.
올해도 금융당국 주도의 경과조치를 신청하며 킥스 비율이 줄곧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6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165.7%(지급여력금액 2조7천294억 원·지급여력기준금액 1조6천469억 원)로 올해 3월 말(152.7%)과 비교하면 13%포인트(P) 상승했다. 이 기간 유동성 비율 역시 434.7%로 업계 대비 양호하다.
이로써 흥국생명의 자본 비율 개선을 목적으로 한 후순위채 누적 발행 규모는 1천200억 원가량만 남게 됐다.
보험업계에선 임형준 대표 체제에 돌입한 흥국생명이 과거와 사뭇 다른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지내고 지난해 2월 선임된 임 대표는 매크로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콜옵션 사태 해결에 이어 신상품 출시를 통한 유동성 확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채권시장에서는 만기가 도래한 후순위채를 무리 없이 상환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한 흥국생명이 자본증권 발행 시장에 등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보험사들의 자본 증권 발행 수요가 하반기에 집중된 만큼, 시장을 통한 선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어서다.
다만 최근 금리 시장의 상황상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데다, 높아진 금리 탓에 캐리 수익에 대한 압박이 커진 것은 부담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번 후순위채권 상환은 유동성이 양호한 수준인 데다, 지급여력비율에 영향이 없어서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 후순위채 발행 여부는 재무 건전성 상황과 시장금리 추이 등을 고려해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안 철 수]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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