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인플레이션이 1970년대와 비슷한 경로를 밟으며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승리 선언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는 연준의 지난 1년간의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70년대와 80년대 초에 경제를 강타했던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둔화의 '스태그플레이션'의 소용돌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공급망 압박과 원자재 가격이 진정되는 등 1970년대로의 회귀를 피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가 많이 나타났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안심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전히 중앙은행 목표치를 훨씬 상회하는 물가 ▲새로운 가격 충격 가능성 ▲경제 성장 둔화 ▲ 통화정책 시차 등을 시장이 우려할 사항으로 꼽았다.
◇ G7 물가, 여전히 중앙은행 목표치 상회…새로운 충격 가능성도
도이체방크는 여전히 주요 7개국(G7)의 물가가 중앙은행 목표치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8월 미국 물가는 연간 3.7%로 다시 상승해 7월에 기록한 3.2%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이어 "새로운 가격 충격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거의 2년 동안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상회했으며 미국과 유럽 대부분에서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에 근접해 있으며, 1년 및 5~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4% 사이로 떨어진 상황이다.
전략가들은 이어 "또 다른 가격 충격에 인플레이션이 3년 또는 4년까지 목표치를 웃돈다면 장기 기대치가 실제 인플레이션보다 꾸준히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제 둔화 신호에 정책 시차까지…"인플레 전쟁 막바지 구간"
중앙은행들의 긴축 재정 여건이 경제에 타격을 입히기 시작한 점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지난주 채권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면서 급등했으며, 이는 부채에 대한 차입 비용을 높이고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봤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도 1970년대보다 훨씬 높아져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재정 부양책의 양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쟁의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점도 고려사항으로 꼽혔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지면 차입 비용 상승이 자산 가격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시장은 연준에 금리 인하 압력을 더 많이 가한다"며 "통화 긴축은 경제에 시차를 두고 작용하기 때문에 18개월 전에 단행된 금리 인상이 아직 체감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해 모든 것이 명확하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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