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지인 명의 SPC 등 통해 CB 투자…"추가검사 실시"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증권사 일부 임직원들이 사모 전환사채(CB)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직무정보를 이용해 사적 투자하다가 금융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지인의 자금을 끌어들여 CB를 취득한 뒤 처분해 수십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11일 A증권사를 대상으로 사모 CB 관련 기획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위법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사모 CB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 엄단을 위해 증권사 조사 계획을 밝히고 사모CB 규모가 큰 A증권사를 검사 대상으로 삼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A증권사의 기업금융(IB)본부 소속 일부 직원들은 B상장사의 CB 발행 주선·투자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된 정보를 이용해 해당 CB에 두 차례 투자해 수십억원 상당의 수익을 얻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서 자금을 끌어모은 뒤 가족·지인 명의로 된 조합,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납입하고 해당 조합과 SPC를 통해 B상장사 CB를 취득한 뒤 처분해 수익을 남겼다.
IB본부 직원들은 B상장사 CB에 A증권사의 고유자금이 선순위로 투자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자금이 후순위 투자된다는 것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A증권사가 담보채권 취득·처분 시 증권사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사례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A증권사는 CB 일부 종목을 발행사에서 최초 취득하면서 발행사에 CB 전액에 해당하는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하고 국채 또는 AA 이상 채권들로 구성된 담보채권 가능목록을 2~3개 내외로 제시해 발행사의 담보채권 선택권을 제한했다.
A증권사가 담보채권을 해제해 발행사가 신규사업 진출·운영자금 사용 등에 쓸 수 있도록 동의한 사례는 없었고 CB 투자금액 회수 차원에서만 담보채권 해제를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외파생상품을 통해 발행사 특수관계인에게 편익을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C상장사는 특수관계자 D씨가 최소자금으로 C사 발행 CB 전환차익을 얻게 해달라며 A증권사에 요청했고 A증권사는 C사 발행 CB를 취득한 뒤 이 중 50% 상당 CB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C씨와 맺었다.
해당 계약은 A증권사가 개인과 맺은 유일한 장외파생상품 계약이었는데,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용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장외파생상품 계약의 담보는 10% 상당 금액만 수취됐는데 이는 주식 또는 메자닌(주식과 채권 중간 성격을 띠는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른 담보대출, 파생상품 거래의 담보비율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행위에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 등이 있는지 확인한 뒤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기업금융 과정에서 다른 사적 추구행위 개연성이 존재하는 만큼, A증권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통해 다른 위법행위 개연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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