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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IPO 시장…4분기 빅딜 대기

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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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CSQMv9B5Bo]

※ 이 내용은 10월 11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김학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통화 긴축으로 기업공개, 즉 IPO 시장의 침체가 이어졌는데요. 최근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감지되던 IPO 시장 회복세가 점차 대형주에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가 관련 내용 취재해왔습니다. 최근 IPO 시장, 분위기가 어떤가요?

[김학성 기자]

최근 국내 IPO 시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침체에서 차츰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주 코스피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인데요.

협동 로봇 제조사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달 중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이미 대박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2만6천원으로 확정하며 증시에 입성했죠. 상장 첫날인 지난 5일에는 공모가의 두 배인 5만1천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3조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오늘 두산로보틱스는 4만6천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왜 두산로보틱스가 IPO 시장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죠?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공모주였기 때문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4천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요. 두산로보틱스 이전의 올해 최대 규모 IPO는 지난 8월 1천900억원을 끌어모은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였습니다. 이 두 회사 외에 올해 상장한 기업들은 모두 공모 금액이 1천억원 미만인 중소형주였습니다.

비유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겨울 온돌방에 불을 때면 아궁이와 가까운 아랫목부터 따뜻해지다가 온기가 점점 윗목으로 퍼지지 않습니까? IPO 시장도 비슷하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IPO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날 때도 중소형주부터 시작해서 대형주까지 투자 심리가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두산로보틱스 같은 대형 공모주가 좋은 성과를 내는 걸 보면, IPO 시장의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펴졌다고 생각할 수 있죠.

[앵커]

그렇군요. 통계상으로도 이런 현상이 확인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증시 IPO 총 공모 금액은 8천1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와 2분기에는 이 금액이 각각 7천억원, 6천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3분기에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4분기에는 이 수치가 더욱 늘어날 걸로 예상됩니다. 이미 이달 초 상장을 완료한 두산로보틱스에 더해,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또 다른 시가총액 조 단위 대어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연간으로 4조원 안팎의 공모 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시중에 상당한 유동성이 풀리기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수준을 웃돌 전망입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이 상장하고 거래되는 시장이죠, 코스피의 문을 두드리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스피 신규 상장을 위해 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리츠를 제외하면 한 곳도 없다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네 곳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세 건의 청구가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장의 관심은 역시 덩치가 큰 대어들에 쏠릴 것 같은데요. 이번 4분기 상장을 예고한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어느 정도 규모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공모 금액 4천억원의 두산로보틱스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입니다.

먼저 서울보증보험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달 1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는데요. 공모금액 약 3천억원에 시가총액 3조원이 예상되는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19일 마감하는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 달 초 증시에 데뷔할 예정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10년 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에 등장한 공기업 IPO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끕니다. 9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공적 자금 회수에 속도를 높일 방침입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2년여간 유동성 위기를 겪던 서울보증보험에 10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현재도 절반에 해당하는 5조원이 미회수 금액으로 남아있는데요. 정부는 서울보증보험이 증시에 안착해 시장가격이 형성되면, 이를 바탕으로 소수지분을 추가 매각하고, 최종적으로 경영권 지분까지 매각한다는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보험업의 제한된 성장성과 전액 구주매출로 이뤄지는 공모 구조 등으로 인해 서울보증보험의 IPO 흥행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앵커]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은 것과 IPO 흥행 가능성은 어떤 관계가 있죠?

[기자]

공모 구조가 전액 구주매출이라는 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만을 시장에 판매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IPO의 목적이 투자를 위한 신규 자금 조달보다는 대주주의 엑시트를 의미한다고 해석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죠.

[앵커]

그렇군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어떻습니까?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해 최대 규모의 공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모가 상단 기준 6천6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인데요. (방송이 나간 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최대 모집 총액을 6천369억원으로 정정해 공시했습니다) 서울보증보험과 마찬가지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원 안팎이고, 11월 중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용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제조하는 기업인데요.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 가장 높은 관심을 끈 종목, 에코프로의 자회사입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서 주목할 점은 회사의 빠른 성장세입니다.

매출이 2018년 570억원에서 지난해 6천600억원으로 늘었는데요. 4년 만에 10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5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연 매출 1조원을 넘보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핵심 재료를 만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발을 맞추고 있는 건데요. 이렇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열렬한 반응도 예상됩니다.

다만, 고평가 논란도 있습니다. 최근 이차전지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회사들에 따라붙는 이슈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적정 기업가치를 산출할 때 사용한 EV/EBITDA 배수, 즉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기업가치가 얼마나 되느냐를 따지는 수치가, 지난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할 때 적용한 숫자에 비해 50% 가까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판단은 시장의 몫이겠죠.

[앵커]

이들 기업 외에도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는 대어들이 더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으며 유니콘에 등극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도 그중 하나입니다.

에이피알은 지난 달 말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청구했는데요. 에이피알은 내년 초 상장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HD현대그룹의 선박 사후 관리 계열사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지난 달 주관사를 선정하며 상장 채비에 나섰고요. 유니콘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도 이미 지난 5월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SK에코플랜트와 LG CNS, CJ올리브영, SSG닷컴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나 컬리, 케이뱅크 등 올해 초 상장 절차를 중단했던 회사들도 꾸준히 IPO 재개가 거론되는 주자들입니다.

[앵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 증시의 문제점으로 여러 번 지적돼왔던 모회사와 자회사 중복 상장 문제, 여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모두 중복 상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데요.

각각 모회사인 지주사 (주)두산과 에코프로가 이미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회사가 증시에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가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 주가는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죠.

이와 관련해서 두산의 주가는 최근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두산의 주가는 두산로보틱스가 수요예측에 돌입한 지난달 11일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는데요. 수요예측 첫날부터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이튿날인 12일에는 주가가 한때 16만원 넘게 치솟기도 했죠. 그랬던 두산의 주가는 최근 줄곧 내림세입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상장한 5일 하루 동안만 20% 가까이 내리며, 최근엔 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것이죠.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자회사 중복 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 문제가 부각된 영향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IPO 시장,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요?

[기자]

업계에서는 금액 부담이 크지 않은 중소형주는 계속해서 괜찮은 성적을 보이겠지만, 덩치가 큰 공모주는 '옥석 가리기' 장세가 펼쳐질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거시경제 환경인데요. 최근 들어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이를 반영해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지켜봐야 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지정학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회사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경쟁, 여기에 지난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면 무력 충돌은 국제 정세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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