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신용도 혹한기'…롯데그룹이 장기CP 늘리는 까닭

23.10.12.
읽는시간 0분

롯데글로벌로지스, 전날 CP 2년물 300억 발행

올해 만기 1년 이상 장기 CP 발행사에 롯데 계열사 다수

단기 신용등급으로 장기 자금 조달해 '규제 차익'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김학성 기자 = 롯데그룹이 자금 조달 전략으로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기업어음(CP)을 애용하고 있다.

자금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공모채 발행에 수반되는 번거로운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11)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날 만기 2년(733일물)의 장기 CP를 300억원어치 발행했다.

할인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단기 신용등급은 최우량 등급보다 두 단계 낮은 'A2'가 적용됐다.

최근 'A2' CP 2년물의 민평 금리가 5.3% 안팎에 형성돼 있음을 고려하면,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비슷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A2' CP 2년물 금리는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말 최대 6.18%까지 치솟았다가, 연초부터 5.3%대에서 안정화하고 있다.

CP는 이사회 의결과 증권신고서 제출 등이 요구되는 공모 회사채보다 발행 절차가 비교적 간편해 빠르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수요예측 시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우려도 덜한 편이다.

롯데월드타워

[출처: 롯데]

롯데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장기 CP를 자주 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롯데렌탈, 롯데알미늄, 롯데지주 등이 장기 CP를 줄줄이 발행했다.

올해도 비금융 사기업 중 만기가 2년(730일) 이상인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롯데그룹이 유일하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 장기 CP를 찍었다.

구체적으로 1월에 2년물 300억원과 3년물 500억원 등 800억원, 2월에 3년물 2천억원을 발행했다.

해당 CP는 발행 시점에 할인 이자를 제외하고 발행됐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1월에 686억원, 2월에 1천724억원을 손에 쥐었다.

호텔롯데는 당시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장기 CP를 발행했다.

이 외에도 롯데하이마트가 지난 4월 549일물 CP를 1천억원 규모로 찍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실적이 악화한 데다가 신용등급이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장기 CP를 그룹의 주요 조달 루트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그룹의 단기자금 조달 잔액은 상당한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90)에 따르면 이날 기준 롯데그룹의 CP와 단기사채 등 단기자금 잔존 금액은 5조6천390억원이었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8조1천310억원)과 삼성그룹(5조8천390억원)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다만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은 카드와 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이 조달한 단기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비금융 계열사의 단기자금 조달 총량은 롯데가 SK그룹과 더불어 선두권이란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장기 CP가 자본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CP는 기본적으로 1년 미만의 만기를 갖는 단기 자금조달 수단인데, 만기가 1~2년에 달하는 장기 CP는 단기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사실상 장기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장기 CP가 단기 등급을 바탕으로 발행되는 한 장기 CP에 대한 신용도 모니터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존재한다"며 "향후 발행기업의 상환능력 변화와 맞물려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 CP 발행 기업이 늘어나면 저변이 얇은 국내 채권시장을 약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hskim@yna.co.kr

김학성

김학성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