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파빌리온 센터, 미국에서 활동하는 'K-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창업가, 투자자, 벤처 캐피탈(VC) 관계자, 월가의 금융인들과 예비 창업인 약 500명이 한데 모인 것이다.
주 뉴욕 대한민국 총영사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눔(Noom),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Primer Sazze Partners), 더밀크(The Miilk),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뉴욕 2023(Korea Startup Forum New York 2023)'이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스타트업 창립자들의 피칭(pitching)이었다.
시드 머니(seed money) 펀딩이 필요하거나 시리즈A 정도의 시작 단계에 있는 초기 스타트업 32여개의 최고경영자(CEO) 혹은 창립자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4분 발표에 나섰다.
긴장감이 감도는 현장에서 피칭에 참석한 스타트업들은 매우 우수한 발표와 사업계획을 보여줬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피칭에 참여한 스타트업 중에는 한국산 고급 식자재를 판매하는 '김씨마켓(KimC Market)'이 있었다. 김씨마켓은 한국의 장인과 우수한 생산자들이 만드는 프리미엄 식재료를 직접 수입해 미국 전역에 온라인으로 배송한다. 갓 정미된 쌀, 장인이 만든 된장과 간장 등 발효식품, 한국에서 프리미엄으로 알려진 각종 식재료가 판매 대상이다. 한국에서 아침에 담은 김치를 항공 배송으로 미국에 배송하기도 한다. 김씨마켓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웰빙과 건강, K-푸드에 관심이 있는 고소득 미국인들과 미슐랭 요리사들의 단골 업체이기도 하다.
데이팅 앱 '크러시(Krush)' 도 이날 피칭에 나섰다. 데이팅 앱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미국 시장에서 아시아인들만의 데이팅 공동체가 있었으면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스타트업이다. 친구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검증된 사용자만 참여할 수 있어 안전한 데이팅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크러시 창업자는 설명했다.
행사 주최 측은 미국 동부 지역의 아이비리그와 서부의 스타트업 네트워크 등을 통해 우수한 사업체의 공모와 피칭 지원을 받았다.
투자자로는 약 50곳의 VC, 투자기업, 대기업 등이 참석했다.
서부의 한국계 벤처캐피탈 '큰손'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가 참석했고, 엔젤 투자자들도 모였다.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이날 피칭에는 SK USA, 한화, 코오롱,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피칭에 나선 스타트업 발표 이후 실제로 투자를 논의하는 회의가 대거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칭에 참여한 한 대기업은 피칭 후 4개의 미팅을 연속적으로 잡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 늦은 시간까지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투자자들과 창업자들의 미팅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가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해 투자의 물꼬를 터주는 생태계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피칭 이후에도 이어진 강연과 세미나, 이후 이어진 네트워킹 행사에서 창업자들과 투자자, 금융인들은 자유롭게 아이디어와 생각을 나눴다.
참가자들은 뉴욕에도 많은 한국계 창업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지만, 이들을 모아주는 네트워킹과 구심점은 서부에 비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뉴욕 및 동부의 스타트업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고, 이러한 생태계의 구축이 미국 동부 스타트업의 저변을 확장하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미국 동부에서 이같이 대규모의 스타트업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날 투자자로 참여한 샌프란시스코 기반 스타트업 대표는 "서부의 스타트업은 대부분 테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푸드, 금융, 주얼리 등 패션, 바이오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있는 점이 서부와는 다른 뉴욕 시장의 특징을 보여주는 듯했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많은 것을 느끼고 비울 수 있었던 자리였다"며 "이런 네트워킹의 자리가 꾸준히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되면서 뉴욕의 한국계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의 조성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 한국계 스타트업 최초로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등극을 앞둔 헬스케어 회사 눔의 정세주 의장은 기자와 만나 "이날 피칭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수준에 놀랐다"며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을 하는 우수한 스타트업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피칭에 참여한 스타트업 30여곳 중 10개 이상이 투자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행사는 창업가, 투자자, 예비 창업인 모두가 한데 모여서 교류한 행사로 특히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모두가 집중해서 발표를 듣고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네트워킹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찐(진짜)' 행사였다. 놀랍고 감동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hrlim@yna.co.kr
임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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