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이익 추구 극대화 경향이 문제의 원인"
"금융사 지나치게 신뢰 반성…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감독"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원 이수용 기자 = 17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은행권 등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에 따라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수백·수천억원대 횡령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 핵심성과지표(KPI)의 과도한 이익 추구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향후 문제가 재발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중대한 내부통제 문제가 반복될 경우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0) 등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 내부통제 기준 마련에도 금융사고 반복
이날 금감원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 불법 계좌개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당이득 편취 등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를 비판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본점에서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직후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유의미한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에서 3천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횡령 사고와 1천여건의 불법계좌 계설 문제가 터진 것도 타깃이 됐다.
국민은행 증권대행부 소속 직원들이 미공개 무상감자 정보를 활용해 127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가 적발된 것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금융사고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수법 또한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감원이 내부통제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은행 내부의 통제도 작동하지 않고 지주사 또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이며, 내부통제 관련 문제를 지속해서 적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자는 엄중히 문책할 것"이라며 "내부통제 혁신안이 적용되기 이전 과도기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도 조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사고 낸 경남·대구 등 지방은행에도 엄중 경고
가장 규모가 컸던 경남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횡령 사고와 관련해, 이 원장은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명령휴가제와 직무분리제도 등이 조금 더 빨리 시행했더라면 경남은행이나 대구은행의 금융사고는 100% 예방됐을 것으로 본다는 게 이 원장의 입장이다.
그는 "금융사를 너무 믿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직원을 한 부서에 오랫동안 근무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그런 일이 있는지 확인 요청을 했는데 (경남은행으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답변까지 받았다. 향후에는 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의 해당 직원은 장기간 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PF 사업장에서 허위 대출을 내어주거나 대출 서류를 위조하는 등의 대담한 방법을 동원해 공금을 횡령했다. 횡령 규모만 2천988억원 수준이다.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대구은행에서 대해서도 엄중히 경고했다.
최근 대구은행은 실적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영업점 직원들이 1천여개의 불법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드러나 금감원의 검사를 받았다.
이에 은행 자체에만 검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지주사의 책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의 지적에 이 원장은 "추가로 법리를 검토하면서 지주사와 은행의 책임 관계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취지를 고려해 (대구은행의 내부통제가) 지방은행은 물론 나아가 시중은행까지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인지 확인하겠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 준법감시인들 "송구하다"…금감원, 내부통제 강화 조기 적용
이날 국감에는 5대 시중은행의 준법감시인들이 불려 나왔다.
이들은 내부통제 미비로 인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증권대행부 소속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챙겨 문제가 됐던 국민은행의 이상원 준법감시인은 "예방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나 최근 윤리의식 미비로 직원들의 일탈이 나온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뒤 "윤리의식 강화는 물론 금융당국이 요청하는 대로 시스템을 강화해서 향후 부실에 대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본점에서 700억원에 육박하는 횡령 사고를 내 홍역을 치렀던 우리은행의 박구진 준법감시인도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쳤다.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장기근무자들의 인사관리 강화와 위험직무 직무 분리, 체계적인 전산 구축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금감원 내부의 윤리의식 고취와 관련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내부통제 강화 방안의 적용 시점을 앞당겨 잇따르는 사고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원장은 "금감원 전직 직원이 취업한 금융사 감독에 대해서는 더 엄정하게 하도록 지시했고, 향후 그 내용을 검사 프로세스 등에 넣겠다"면서 "대형 로펌 등과도 공식 사무실 외에서 만나지 못하도록 하고 필요한 부분은 징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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