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IBK기업은행이 유망 혁신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할 벤처캐피탈을 자회사로 설립한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 우려에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직접 벤처캐피탈을 만들어 혁신 투자에 대한 씨앗을 살려 보려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신기술사업금융회사 형태의 벤처캐피탈 설립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첫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이사회 승인 등의 내부 절차는 마무리했으며, 금융위원회 등 당국과 회사 운영과 관련한 세부적인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12월쯤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명은 'IBK벤처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식 출범하게 되면 기업은행의 9번째 자회사가 된다.
초기 자본금은 1천억원 수준으로, 100억~300억원 수준으로 출범한 다른 금융지주 소속 계열 벤처사보다 규모가 크다.
지난 4월 금융위가 발표한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 중의 일환으로 기업은행은 벤처캐피탈 설립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둔화 여파로 벤처 투자와 펀드 결성도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단기간에 회복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는 10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는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기업은행이 설립하는 벤처캐피탈은 초기 성장단계(시드~시리즈A 투자유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네트워킹을 제공하고, 1천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해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초기 스타트업은 사업성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보니 은행들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기업은행이 벤처캐피탈을 별도 자회사로 설립하게 된 것도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와 지원을 하는 것이 투자 성과를 높이고, 은행에도 부담을 주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성태 행장은 지난 4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IBK캐피탈이 엔젤 펀드로서 일부의 기능은 있지만, 전부는 아니어서 전문으로 할 자회사가 필요하다"며 "초기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해준다면 그 이후부터 시장에서 많은 플레이어가 지원하게 될 것이고, 벤처 투자가 상당히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초대 CEO에 누가 앉을지도 관심이다.
벌써부터 기업은행 내·외부 인사들이 경합하는 분위기다.
기업은행 입장에선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출신이 내려갈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어서 내부의 관심도 크다.
내부에서는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 최성재 전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조 소장은 중소기업 관련 분야 전문가로 수석연구위원, 부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30년 넘게 중소기업 분야 연구해 매진해 온 인사다.
기업은행 내 '싱크탱크'로 통하며 벤처 지원 등에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 전 부행장은 숭실대 영문학과를 나와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 런던지점장과 외환사업부, 글로벌 사업부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 부행장 등을 담당한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외부에서는 이준효 전 SBI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벤처 업계 전문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출신의 인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자리에 관심있는 인물들이 꽤 있지만, 중량감 있는 인사는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첫 CEO가 어느 출신이 되느냐가 후속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에 기업은행 내부에선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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