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그룹 거래정지 전 신규투자 납입방법 논란
납입방법에 따라 내부정보 이용 정황증거 달라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위증 논란에 휩쓸렸다. 국정감사에서 메리츠증권이 이화그룹 거래정지를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논란의 쟁점인 메리츠증권의 신규투자 납입방법과 관련해 의혹과는 달리 이아이디 신주인수권부사채와 교환사채의 맞바꾸기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1월 17일부터 6월 21일까지 14차례에 걸쳐 이화그룹 계열사 이아이디의 신주인수권부사채 1천420억원어치를 모두 정리했다.
100억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 매도했고, 526억원어치는 다른 방식으로 매도했다. 이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신주대금 납입방법은 대용납입이다. 신주인수권 행사 시 대금으로 현금을 납입하지 않고 사채 발행가액 중 일부로 갈음한다는 뜻이다. 전환사채와 비슷한 구조다.
나머지 313억원어치는 이아이디의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로 상환받았고, 481억원어치는 지난 6월 대물변제로 돌려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제기한 의혹과는 배치되는 자금 흐름이다.
이용우 의원실 측은 메리츠증권이 신주인수권부사채 물량 일부를 이아이디가 5월 4일에 발행한 교환사채 279억원어치로 바꿨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식 매도, 콜옵션 대응 등을 통해 이아이디 신주인수권부사채 물량을 지난 4월 집중적으로 처분했던 메리츠증권이 5월 10일 이아이디 거래정지일 이후에는 잔량을 교환사채로 바꿨다는 것이다. 해당 교환사채의 교환대상은 이아이디가 보유한 이큐셀 주식이다. 이큐셀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이아이디의 자회사다.
메리츠증권이 해당 교환사채와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부사채 물량을 바꿨다면 이화그룹 사태가 벌어질 것을 예견했다는 정황 증거다. 반대로 해당 교환사채 신규 투자에 추가로 현금을 투입했다면 이화그룹 사태가 벌어질 것을 몰랐다는 정황상 증거가 된다.
최희문 대표는 17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매매정지 6일 전 유가증권(교환사채) 279억원을 추가로 인수했다"며 "거래정지가 다가오는 회사라고 판단했으면 추가로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용우 의원이 현금으로 투자했냐고 질의하자 최 대표는 "현금으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고 이 의원은 "위증했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증권이 교환사채를 현금으로 인수하지 않고 남은 신주인수권부사채와 맞바꿨으며, 이아이디보다 나은 이큐셀의 주식으로 담보를 바꾼 것은 거래정지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금 투자와 관련해 "의원실에 관련 내용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5월 4일에 279억원어치 교환사채를 인수하기 전 1천420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 중 639억원을 정리했고, 나머지 781억 중 300억원은 5월 10일 오전에 매도했다. 이아이디는 5월 10일 오후에 거래정지됐다. 거래정지 이후 남은 481억원은 대물변제로 정리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2021년 11월 29일에 발행된 이아이디의 13회차(1천억원)·14회차(42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올해 상반기 내내 처분하면서 48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계산된다. 신주인수권부사채 100억원어치를 신주로 전환·장내 매도해 160억원을, 기타 매도로 160억원 이상을 남겼다. 대물변제로도 160억원가량을 남겼는데, 대물변제로 받은 자산은 여의도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사업 자금을 조달하고자 발행된 채권에 투자하는 유동화증권 640억8천만원어치다.
이화그룹 거래정지로 소액주주가 대규모 피해를 본 가운데 거둔 메리츠증권의 차익이다. 정치권과 소액주주는 이러한 맥락에서 메리츠증권의 미공개정보 이용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이아이디·이화전기·이트론의 거래를 정지한 뒤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으나 회사의 이의신청으로 재심사를 진행 중이다.
김현 이화그룹주주연대 및 주주연대범연합 대표는 "피해자가 많은 이화그룹 거래정지 사태에서 설령 메리츠증권이 무관하다 하더라도 도의적인 유감을 표현하는 게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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