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투자 등 전반적 수익성 검토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송하린 기자 =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까지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 10%가 만기도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상황이 펀드 청산에 불리할 경우 펀드 기한 연장 등을 통해 연명할 수 있는 구조지만, 평가손실을 면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부동산 만기도래 3.5조…미국·유럽 상업용 편중도↑
19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연금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 규모는 올해 7월말 기준 총 35조4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내년까지 만기도래하는 규모는 3조5천억원으로, 전체 투자 규모 중 10%를 차지한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펀드가 대부분 미국과 유럽 지역 내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해외부동산 투자 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를 미국에 투자했다. 유럽까지 포함하면 80%가 넘는다.
부동산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절반이 가까운 40.6%로 편중도가 높았다. 다음으로는 리테일(16.7%), 다가구(10.7%), 산업용(8.3%), 호텔(4.4%) 순이었다.
국민연금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 경향으로 지난 201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비중은 51%로 소폭 줄었지만, 그만큼 유럽 비중이 늘었다.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비중은 43.8%로 더 확대됐다. 다음으로는 리테일(14.8%), 다가구(11.6%), 다용도(9.3%), 산업용(6.3%), 호텔(3.8%)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미국·유럽과 상업용에 대한 편중도가 낮아지긴 했다. 국가별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 비중이 70% 초반대로 내려갔고, 용도별로는 상업용 비중이 35.9%로 낮아졌다.
◇미국·유럽 오피스 가격 급락 중…수익률 관리 필요
현재 해외 부동산 시장은 전 세계적인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배당수익률이 감소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자 오피스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은 하락 추세를 보인다.
국민연금의 경우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가운데 기한이익상실(EOD) 등으로 인해 강제 청산 절차에 들어간 펀드가 아직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금융회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단일 사업장(부동산)에 투자한 35조9천억원 중 1조3천300억원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기한이익상실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건 미달 등으로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는 만기 시점에 시장 상황이 펀드 청산에 불리할 경우 펀드 기한 연장 등을 통해 적정 시점에 매각이 가능한 구조다.
다만 부동산 시장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라 펀드 기한 연장을 한다고 해서 평가손실이 회복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 노동자들의 57%는 재택근무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65%는 완전한 재택근무를 희망했다"며 "재택근무 비중이 작아지지 않는 것은 이미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고 있는 도심의 사무용 부동산 시장 회복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펀드 등 해외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수익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원이 의원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해외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수익성 검토와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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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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