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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낙인효과'만 더 커졌다…하나금융 인수 포기에 '부글부글'

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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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촬영 안 철 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KDB생명 인수를 위해 두 달간의 실사 작업을 벌였던 하나금융지주가 최종 단계에서 포기 의사를 밝히자 금융권도 술렁이고 있다.

당초 '구속력'을 두지 않고 진행된 논-바인딩(Non-binding·비구속적) 거래였지만, 매각 측인 산업은행이 구주가(價) 인하와 추가 증자 등의 편의를 봐줬다는 점에서 딜이 무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특히,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의 인수 포기로 KDB생명이 부실 매물이라는 '낙인효과'가 더 커진 점은 향후 재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19일 "당초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은 것부터가 이례적이었는데 결국 두 달 간의 실사를 거친 뒤 인수 포기까지 선언했다"며 "유력 금융지주가 아니었다면 산은과의 딜에서 이렇게 행동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하나금융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사모펀드(PE)를 활용해 딜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수년째 방치되면서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었던 만큼, 금융지주보다는 PE들의 손을 거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PE들만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KDB생명 매각 본입찰에 하나금융이 '깜짝' 등장하면서 업계도 술렁였다.

PE 관계자는 "당시 내부적으로 직접 인수해 경영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과감히 PE를 배재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강석훈 산은 회장의 사전 협의 없이는 나올 수 없었던 그림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딜을 끌고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단순히 구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딜이 아니라, 결국 유상증자를 통해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은 2천억원 수준의 구주 매입에 더해, 규제비율 수준으로 건전성을 올리기 위해 증자에만 7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놓였다.

이는 인수와 경영 정상화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들어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하나금융 재무라인은 KDB생명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말 상반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도 양재혁 하나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양 CSO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에 대한 M&A를 계획 중이다"며 "'논바인딩' 형태의 투자의향서를 낸 상태로, KDB생명의 자체 경쟁력과 하나금융 내 시너지 창출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M&A 의사결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시 KDB생명 인수로 인한 자본비율 변화를 묻는 질문에 박 CFO는 "KDB생명 인수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어 자본비율 변화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발언이 의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주요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이 이미 투자의향서까지 낸 딜에 대한 자본비율 분석을 선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결국 업계에선 이를 KDB생명 인수와 관련해 하나금융 내부 전략-재무라인의 입장이 달랐던 점이 표출됐던 사례라고 해석했다.

특히, 내부 재무라인에 더해 이사회도 부담이었다.

당초 구속력을 두지 않고 딜을 진행했던 이유 또한 이사회를 염두에 둔 조치로 알려졌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가 필요한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보다 탄탄한 논리를 이사회 측에도 제시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는 실사 없이는 불가능한 측면이 있었다"며 "다만, 구속력을 둘 경우 이사회 설득이 선행돼야 했던 만큼 일단은 '논바인딩' 거래를 강조하며 딜을 진행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히려 가격 부담은 큰 변수가 아니었다는 평가다.

당초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던 초기 자금 부담은 산은이 구주가를 1천억원 가량 낮춰준 점과, 3천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한 점 등으로 크게 완화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 투입금이 5천억~6천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 부담이 크다고 할 수도 없었던 거래였다"며 "결국 내부 설득에 실패한 점이 딜 무산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은 입장에선 불쾌할 수 있다"며 "하나금융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PE들이 모두 빠진 데다, 두 달 간의 실사 이후 인수를 포기하면서 KDB생명의 '부실매물' 이미지만 강해졌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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