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19일 기자 간담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이규선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기준금리와 관련해 금통위원 간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금통위원 5명은 8월 금통위 당시보다 추가 긴축 필요성이 커졌다고 봤지만 1인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유연성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 "향후 기준금리 관련 금통위원간 이견"
이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로 동결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이 의견합의를 이뤘다.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여러 불확실성을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측면"이라며 "향후 기준금리에 관해서는 금통위원간 이견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6인 가운데 1명과 5명 간 의견이 갈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 분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에 향후 3개월간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나머지 다섯 분은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에 8월보다 긴축 강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봤다"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서술했다.
또 "(전술한) 다섯 분 중 한 분은 가계부채가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의견을 종합할 때 "금통위원들이 3개월 시기 뒤에 어떤 의견을 갖는지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우리 금리도 상당기간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견해는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총평했다.
◇ "물가상승률, 8월 전망 상회할 가능성"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이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말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지난 8월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지난 8월 한은이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5%다.
아울러 "근원물가도 수요 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금년 및 내년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시사했다.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4%, 2.1%다.
물가전망치 상향을 시사한 요인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이전에도 유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유가가 올라간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0.1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현재 금리 긴축적…길게 보면 균형금리 내릴수도"
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를 긴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10년~20년 뒤 장기적 시계열에서는 균형 금리가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통화 완화 시그널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금융상황지수나 금리, 무엇보다 물가가 하향으로 움직이는 기조를 볼 때 통화정책은 긴축 수준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늘었다고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중립금리는 주요국과 달리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경기가 견고해서 중립금리가 올라가는데 우리는 10년, 20년, 길게 보면 인구 고령화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균형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면서 "제 고민은 선진국은 올라가고 우리는 내려가면 우리가 독립적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인데 답이 잘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다만 "마치 몇 개월 사이에 중립금리를 내림으로써 통화 완화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고 놀랐다"면서 "1~2년새 금리 조정에 대한 것은 과도한 반응"이라고 일축했다.
◇ "별도 유동성 만들 정도의 단기자금 경색 아냐"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하는 시기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수준인 2%에 도달하는 시기가 미국보다 빠를 것"이라며 "미국은 고정금리가 많고 우리는 변동금리가 많아 (금리에 따른) 충격도 다르다. 어느 쪽이 더 긴축적인지는 (물가 하락) 속도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말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이 심화되지 않을 것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는 일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자금 이동이 원만하게 될 수 있도록 한은이 공개시장조작 등으로 도움을 드리는 건 당연하겠지만 별도 유동성을 만들 정도의 단기자금 경색은 아니다"고 했다.
또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올라가서 PF가 아무 문제가 없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면서 "금리 부담으로 인한 PF 문제가 조금씩 나타날 수 있다. 큰 충격 없이 조금씩 정리해나가고 정상화시켜야 할 상황으로 본다"고 전했다.
◇ "통화정책으로 집값 오르는 일 없을 것"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는 통화정책으로 다시 집값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많은 금통위원들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를 점진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한다"면서 "통화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집값이 많이 올라간다는데 자료를 다들 명확히 보셨으면 한다"면서 "서울 지역 몇 군데는 예전 (가격) 수준에 근접했지만 서울 전체 지역이나 지방은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멈칫하고 있지 다시 말 오르고 수요가 많은 상황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값이 오른다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지 않고 레버리지가 많은데,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지고 기준금리도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엔 경고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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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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