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청담동 프리마 호텔을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이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대주단과 시행사는 협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은 최종 만기였던 지난 18일에도 만기를 연장하는 데 실패했다.
전체 채권액 기준 39%에 달하는 1천800억원을 지원한 새마을금고의 자금 회수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부터 '금융권 PF 대주단 협약'에 의해 채권액 기준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사업장의 만기가 자동으로 연장되는데, 새마을금고가 부결 의견을 내면서 연장에 실패한 것이다.
당초 이 사업장의 브릿지론 만기는 지난 8월이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와 대체투자 임직원 관련 비위 의혹이 생기면서 상황이 어려워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향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도 새마을금고를 압박한 요인이다. 대주단 협의체는 두차례 만기를 유예하고 연장을 논의했으나, 결국 협의에 실패했다.
PF 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대주인 새마을금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금 회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상황이다"며 "토지 자체가 금싸라기 땅이라는 점에서 트랜치 앞단에 있는 대주들은 공매를 통해 무난히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후순위 대주들은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의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여개에 가까운 금융회사가 함께 자금을 댄 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토지 경·공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사업성이 충분한 서울 핵심 권역의 땅이라는 점에서 트랜치 상위의 대주단은 원금 회수가 가능한 방법이다. 문제는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에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의 자금도 상당수 포함돼있다는 점이다.
5순위 채권자인 퍼시픽네온제일차는 14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퍼시픽네온제일차는 이 대출채권을 유동화해 140억원 규모로 PF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해당 유동화 거래는 다올투자증권이 주관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은행, KB증권 등이 신탁 업무를 맡은 펀드에도 개인과 법인 자금이 투자됐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 운용사가 설정하는 '일반 사모펀드'는 투자자 수를 49인 이하로 제한하는 만큼 고액 자산가와 법인 자금 등을 유치한다.
이 브릿지론에 참여한 한 대주단 관계자는 "토지 공매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공매에 나설 경우 후순위 대주 등은 원금 회수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공매도 선순위 대주 전체의 동의가 필요해서 상황이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PF 업계 관계자는 "토지 공매에 나서려면 대주와 차주의 관계가 중요하다. 차주가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대응하면 선순위도 자금을 회수가 쉽지 않다"며 "후순위는 손실을 피하지 못할 텐데, 각종 펀드엔 개인과 법인 자금이 들어가 있을 테고 PF ABSTB에는 증권사 자금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와 대주단의 협의로 사업장 재구조화도 가능한 방안 중 하나다. 대주들의 출자 전환을 통해 에쿼티를 쌓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개선하고, 선순위 대주를 구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대주들이 대출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면 해당 사업장의 이자 비용이 줄어들고 트랜치 하단이 두꺼워져 신규 대주의 사업성이 개선된다.
다만 이런 경우는 대주들이 추가적인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이 희박하다.
PF 업계 관계자는 "출자 전환은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대주들이 추가적인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고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시행사와 대주단이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지만, 상황 자체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까지 PF 리스크가 번지는 모습이다. 시장 연착륙을 위해선 어떻게든 사업장을 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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