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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의 무게-①] '日 천황보다 무거운 왕관'…JY의 1년은

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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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오른 지 오는 27일로 1주년이 됩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6년 5개월, 별세 후 3년이 흘렀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그룹의 총수 역할을 한 지는 사실상 10년 가까이 된다는 뜻입니다. 선친의 부재와 함께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둘이 아닙니다. 아직도 결론 나지 않은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최근에는 지정학적 산업 패권주의, 공급망 변화, 인공지능(AI) 혁신 가속화 등 경영 환경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선대 회장과는 차별화된 통찰과 전략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총 3회에 걸쳐 '회장으로서의 이재용'과 삼성그룹의 현재를 진단합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이재용'이라는 이름은 '일본 천황'보다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비단 한국에서만이 아니다.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전 세계인들은 삼성 총수 이재용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심 있게 찾는 것으로 파악됐다. 딸 이원주 양과 아들, 부친 등도 연관 검색어에 꾸준히 등장할 정도다.

이재용 회장(파란색)과 일본 천황에 대한 관심도 구글 트렌드 분석

구글트렌드. 연합인포맥스 제작.

삼성의 3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개막한 지 1년이 지났다. 한동안 일본 제품으로 취급당했던 삼성 가전제품은 이제는 언제나 글로벌 평판 1위에 오르며, 스마트폰은 미국 애플과 늘 박빙을 이룬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도 이제는 '클리셰'다.

선친이 이룩한 업적만큼 자식의 무게는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복권과 동시에 잇단 국내 사업 현장 방문과 해외 출장에 나선 이유다. 그 1년을 통해 이재용 회장은 '삼성 총수'라는 상징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 '이재용의 반도체 시대'는…파운드리·비메모리 집중

이건희 선대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을 이뤄냈다면, 이재용 회장은 여기서 나아가 비메모리와 파운드리까지 '반도체 공화국'의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전일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해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해당 단지의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경영진 간담회를 열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메모리와 파운드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기흥 캠퍼스는 1983년 삼성 반도체가 태동한 곳이다. 이재용 회장이 경영 활동 전면에 나선 후 두차례나 이곳에 방문했다는 것은 '반도체 초격차'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넥스트 스텝'을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미 상무 시절부터 파운드리를 다음 먹거리로 연구하고 있었다. 기흥공장 파운드리 라인 설치가 대표적 일화다. 그는 2000년대 초 파운드리 첨단 공정 생산라인 확보를 위해 당초 메모리용으로 계획된 용인 기흥공장의 2층을 파운드리용으로 전환하는 데 가장 앞장섰다고 한다.

삼성이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시스템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하고 현지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천안과 온양 캠퍼스를 찾아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차세대 반도체 단지 건설 현장 점검하는 이재용 회장

(서울=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경기도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3.10.19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신경영 정신 잇는다…'인재·기술' 강조

이재용 회장이 지난 1년간 보여준 경영 스타일은 1993년 발표된 '신경영'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요컨대 '초격차 기술'과 '인재'의 중요성이다.

이번 반도체 R&D 단지 방문을 비롯해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에 조단위 투자를 잇는 점에서 미래 혁신 기술에 대한 그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그는 그간 꾸준히 '초격차 기술'에 대한 생각을 피력해왔다. 지난해 10월 25일, 회장 취임 이틀 전인 이건희 회장 2주기 행사 이후 경영진들을 만나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습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며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 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유럽 출장 직후에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인재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은 학사와 석사 인력을 조기에 양성해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기존 4곳에서 올해부터 7곳으로 확대한 바 있다.

아울러 중국과 대만,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반도체 전문 인재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우 반도체 관련 대학 및 학과를 신설했으며 대만과는 산학협력 규제를 완화했다.

미국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유학생 취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텍사스대(UT)와 A&M대에 총 470만 달러, 약 62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인재 육성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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