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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의 무게-②] 쇄신도 변화도 없는 삼성, JY의 용병술은

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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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초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임원 인사는 사장단 인사 후 하루 이틀 후에 진행된다.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각 사업부의 임원 거취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의 변혁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및 스마트폰 등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을 거의 별도 법인처럼 운영한다. 최근의 업황 부진 등으로 양 사업부 모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어떤 쇄신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속행 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회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3 nowwego@yna.co.kr

◇ 녹록잖은 사업부 수장의 책무…JY의 결단은

20일 삼성전자 2023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종희 DX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임기는 2026년, 경계현 DS 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5년까지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도 2025년까지 사장을 맡게 되어있다.

각각의 사업부를 이끄는 세 수장의 임기는 모두 2025년 이후로 아직 넉넉한 편이다. 이들이 중도에 사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재용 회장의 특성상, 한두 번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임원 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게 삼성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사말 하는 한종희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3일 경기 수원시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2023년 상생협력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3.23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그럼에도 삼성 안팎에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연말 인사 대상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실적이 두드러지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삼성 내부의 4050 선호 풍토 등이 꼽힌다.

한종희 부회장이 맡고 있는 가전 부문은 지속해서 LG에 밀리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TV와 가전(CE)을 포함한 DX 부문의 영업이익을 3천억원대 미만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가전 부문의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자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CE 부문 지원자를 모집하고, 일시금 2천만원의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최근에도 사내 공지를 통해 DX 부문에서 25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 또는 이에 준하는 경력을 보유한 인력을 대상으로 직무 전환을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하이웨이' 도로 표지판 받는 경계현 사장

(서울=연합뉴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축 현장을 방문, 빌 그라벨 윌리엄슨 카운티장에게 '삼성 하이웨이' 도로 표지판을 받고 있다. 2023.1.15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DS부문도 녹록지 않다. 업황 악화 이유가 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대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등 첨단 반도체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에서는 AMD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는 하나, AMD의 그래픽처리유닛(GPU) 출하 규모는 엔비디아에 비해 여전히 미미하다. 경계현 사장이 밤낮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아울러 두 수장의 나이도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은 이건희 선대 회장 때부터 60세 미만의 젊은 인재를 기용하고 세대교체를 이루는 원칙을 고수했다.

한종희 부회장의 경우 1962년생, 경계현 사장은 1963년생으로, 60대 문턱에 진입했다.

이러한 변수 때문에 일각에서는 거대화한 DX 부문의 조직 개편을 통해 한 부회장의 책임을 덜어주고 효율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DX 부문이 기존 CE를 비롯해 영상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모바일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한종희 부회장 1인 체제로는 사업의 세부 영역을 챙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재용 회장을 대신해 각종 대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한 부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 사공 많은 삼성그룹…방향성·리더십 부재에 '부화뇌동'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삼성전자 제공]

최근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 주요 임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는 하나다. '방향성이 없다.'

현재 삼성의 굵직한 의사 결정은 삼성전자의 사업지원 T/F와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 등이 맡고 있다.

하지만 총수가 직접 개입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지난 몇 년간 삼성그룹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사업지원T/F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대규모 투자 건의 경우에도 주요 임원들이 철저히 이해타산을 계산한 후, 총수에 보고하면 그제서야 결정이 난다는 것이 복수의 삼성 관계자들 얘기다.

한 삼성 관계자는 "총수의 경영 공백 발생 이후 전문경영인들이 그 자리를 메웠지만, 동시에 회장은 상징적인 역할로 바뀐 것도 사실이다"며 "대표이사 전에 먼저 최종 의사 결정을 내려버리는 임원들이 있으니 실세가 누구누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 젊은 총수와 젊은 임원들…후세대 양성에 집중할 듯

이번 인사에서도 30·40세대의 임원들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장 자리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고, 현재 임원들의 후임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일단은 두고 보자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최장수 임원을 역임한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의 경우 2018년 만 66세에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삼성전자 인사 승진자는 187명이었다. 이 중 30대 상무는 3명, 40대 부사장은 17명이 나왔다.

2021년에 30대 상무가 4명, 40대 부사장이 10명 나온 것과 비교하면 젊은 세대들의 약진은 두드러진 편이다. 신규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46.9세에 불과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젊은 임원들의 약진과 함께, 소비자들도 삼성을 다시 보기 시작하면서 삼성도 새 국면을 맞았다"며 "이건희 회장이 이룩한 '수성'을 이재용 회장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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