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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삼성과 일본 기업 간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주말 한남동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를 주최했다.
올해 발족 30주년을 맞은 LJF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삼성전자와 일본 내 반도체·휴대폰·TV·가전 등 전자업계 부품 및 소재 기업들의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된 모임이다.
이번 모임은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LJF 정례 교류회다. 한국에서 대면 교류회가 진행된 것은 2019년 이후 4년만이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와병 중이던 이건희 선대 회장을 대신해 교류회를 주재했다.
LJF 교류회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김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관계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TDK와 무라타 제작소, 알프스 알파인 등 전자 부품 및 소재 분야 8개 협력회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과 일본 회원사 경영진은 교류회를 통해 지난 30년간의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복합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자 다짐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선도해 글로벌 '윈윈'을 달성할 수 있도록 미래 개척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 '백전백승'을 위한 '지피'…LJF 제안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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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삼성에게 항상 지향점이었다. '패스트팔로어'로 성장한 삼성은 일본 기업들의 제품과 경영 모델을 따라가며 세계 시장에서 성장했다. 일본 강제 점령기를 거친 이병철 회장, 와세다대학을 나온 이건희 회장에게는 어려운 선택이 아녔다. 이런 경험을 바탕에 두고 이건희 선대 회장은 1987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이재용 회장을 대동하고 히타치와 마쓰시타, 소니, 도시바 등 주요 고객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1993년은 여러모로 삼성의 기점이 되었다. 이건희 회장은 같은 해 6월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전자제품 박람회장에서 먼지만 뽀얗게 쌓인 삼성 전시장을 둘러보고 충격에 빠진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신경영 선언의 시발점이자, 일본 기업들이 '지향점'이 아닌 '경쟁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당시 일본은 세계 최고의 가전·전자 제품국이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일본을 따라잡기는커녕, 전시장 한쪽 구석에서 싸구려 물건까지 취급당했다.
이 선대 회장은 소니, 산요, 도시바, 파나소닉 등 잘 나가는 일본의 최첨단 제품을 보고 '가전 사업을 철수해야 하나'라는 고민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아픔이 도약의 발판이 됐다. 이건희 회장은 귀국 후 삼성의 30년을 이끈 '신경영 선언'을 선포한다. 동시에 'LJF'라는 이건희의 친구들, 즉 삼성의 일본 협력사들 모임까지 구성한다. 백전백승을 위한 지피 전략의 시작이다.
◇ JY와 일본의 인연…게이오에서 소프트뱅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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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학과를 나온 이재용 회장은 1995년,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게이오기주쿠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이재용 회장은 선친에 이어 일본통(通)이 된다. 대표적인 네트워크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7월 한국을 방문한 손 회장을 만나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통신 및 사물인터넷 등에 대해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앞서 2013년, 2014년에 손 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도 이 회장을 따로 찾기도 했다.
일본 통신업계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일본 내 인적 네트워크에 힘입어 NTT도코모, KDDI 등 현지 1, 2위 통신사업자에게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살아보니까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敵)은 적을수록 좋다"며 일본과 협력해 글로벌 경제위기, 미국-중국 무역분쟁 등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경영대학원에서 유학하고 선대 회장을 따라 젊은 시절부터 일본 재계 리더들과 인맥을 다져왔다"면서 "한일 양국 경제계를 이어주는 소중한 가교이자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민간 외교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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