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을 경고하며 일본은행(BOJ)이 섣불리 통화 완화 출구로 향할 때의 딜레마를 우려하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은 한번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 시작하면 통제할 수 없는 '괴물'과도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일본은 거의 30년 동안 '제로 인플레이션'과 '제로 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현재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도 BOJ는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매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979년부터 1987년까지 기준금리를 무려 20%까지 인상했던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예로 들면서 당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점차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BOJ가 섣불리 통화 완화를 종료할 경우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으나 물가 상승에 따른 대가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려했다.
매체는 "복잡한 요인은 엔화 약세"라며 "엔화 약세를 멈추기 위해 졸속으로 통화 완화의 출구로 달려간다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싹트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매체는 동시에 "이를 방치하면 물가는 계속 상승해 소비자와 내수형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고 선순환이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심각한 딜레마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BOJ의 1975년 2월 월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1960년대에 발생한 (내생적) 수요 인플레이션에 대해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1970년대에는 '임금 인플레이션'이 더욱 강해지고 전 세계로 확산됐다.
최근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인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중단되자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 지출과 통화 완화 조치를 취해 극심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다.
상황은 반세기 전과 비슷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임금 인상이 여전히 억제되고 있으며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이 전반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으로 서비스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매체는 다만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점, 팔레스타인 이슬람 조직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갈등으로 중동 정세가 긴장감에 빠진 점, 그리고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등은 여전한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거나 비용 증가를 보상하기 위한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매체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결합된 미니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현재는 반세기 전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며 "과거의 틀을 되풀이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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