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개입 여부 집중 추궁…"성실히 조사 임했다"
주가 급락·카뱅 대주주 적격성 논란도…위기의 카카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2023.10.23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금융감독원에서 밤샘 조사를 받고 약 16시간 만에 귀가했다.
한때 국내증시 시가총액 3위였던 'IT(정보기술) 공룡' 카카오가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인 초유의 사태에서 김 센터장의 시세조종 개입 여부를 두고 금감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전날(23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출석해 이날 오전 1시40분쯤까지 무려 15시간40분에 달하는 조사를 받았다.
김 센터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소명했는지", "카카오 주가 급락과 관련한 입장"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의 경쟁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천400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SM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공개매수해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지만 주가가 이를 웃돌면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특사경은 이번 조사에서 김 센터장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실무진에 시세조종을 지시했거나 보고 받았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 13일 배 대표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 중 배 대표가 19일 구속됐다.
특사경은 카카오가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와 공모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의심하고 있는데, 김 센터장을 상대로 SM 지분 매입 과정에서 원아시아 측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따져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전날 조사를 앞두고 금감원 본원에 들어서면서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에게 주가조작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물음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굴지의 IT 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에 제기된 주가조작 의혹인 만큼, 시장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다.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3만7천950원(23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배재현 대표 등 경영진 3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13일부터 23일까지 카카오는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아직 피의자들을 기소하기 전이지만,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 대표 등 경영진의 유죄 판결로 '양벌규정'이 적용돼 카카오 법인이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카카오는 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된다. 이 경우 카카오뱅크 지분 중 10% 초과분을 팔아야 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27.17%를 보유 중인 대주주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배 대표가 구속된 19일 "현재까지 수사결과 객관적 사실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규명돼 있다"는 법원 판단을 전하며 배 대표를 구속기한 내 송치하고 영장이 기각된 2명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사경은 김 센터장에 대해서도 소환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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