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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은행채 이번 달만 18조…국민·농협·우리銀 순발행 주도

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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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제한 풀리자 만기 물량 대비 150% 수준서 발행

자금조달 수요 최대한 분산…은행권·당국과 협의 지속

5대 시중은행 로고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위에서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촬영 이세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은행채 발행과 관련한 규제가 사실상 풀리면서 은행들이 하루에 거의 1조원 이상의 은행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그간 분기별 만기도래액의 125% 수준에서 발행 규모를 관리하던 가이드라인을 금융당국이 풀어주면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는 은행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은행채 발행 한도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발행 물량이 대거 늘어나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로 인해 금리도 왜곡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은행별 대응은 차별화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채권시장에 나온 은행채는 총 17조9천200억원에 달한다.

총 13거래일 동안 하루에 1조원 이상의 은행채가 발행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은행채 만기 물량이 11조8천300억원이던 것을 고려하면 6조1천억원의 순발행을 보인 것이다.

특히, 만기 물량과 견주면 발행 규모는 최근 150% 수준에 형성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엔 사실상 은행채 발행이 막혔었던 만큼 만기 물량 대비 한도를 정했던 기존 가이드라인이 계속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었다"며 "일단은 125% 한도가 풀리면서 미뤄뒀던 자금조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실제로 발행 한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완화한 후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은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125% 한도 제한의 적용을 받았던 지난 7월 한 달간 발행됐던 은행채가 총 17조5천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10월 들어 전날까지 발행된 규모보다도 적었다.

다만, 주요 은행들은 규제 완화에도 은행채 발행 전략을 신중히 가져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불필요한 수신 경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125% 한도를 없애는 조치를 취했지만, 은행채 발행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은행권의 완전 자율에 맡긴 것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향후 은행채가 시장금리에 '악영향'을 줄 경우에 대비한 개입 여지를 남겨 두기도 했다.

특히 미국이 '고금리의 장기화'를 공식화한 것이 국내 금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은행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 부담이 커진 상태다.

자칫 또 한 번 채권금리에 영향을 주는 '블랙홀'로 지목될 경우 은행권의 자금조달 환경도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렇다 보니 주요 은행 간 발행 규모를 두고 암묵적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의 경우 필요한 자금 수요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만기 물량 수준에서 보수적인 발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2천900억원 규모의 은행채 만기를 맞았다. 지난해 찍었던 은행채가 거의 없었던 만큼 만기 물량 자체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발행 규모는 1조1천600억원이었다. 필요 자금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8천700억원의 순발행에 나섰다.

농협은행 또한 같은 기간 2천억원 규모의 은행채 만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발행 규모는 총 1조2천900억원 수준이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이달 들어 1조4천7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하며 6천억원가량 순발행 기조를 지속 중이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만기 물량 수준에서 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총 1조2천220억원의 은행채를 찍었는데, 만기 물량을 고려하면 순발행 규모는 1천억원이 되지 않는다.

하나은행의 경우엔 만기 물량 수준인 5천2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 또한 은행채 '자율화'가 아닌 '유연화'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만큼, 주요 은행들 사이에서도 물량이 몰려 시장에 왜곡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필요한 만큼 발행할 순 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는 게 당국 스탠스라고 보고 은행채와 관련한 소통 채널을 최대한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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