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회장, '합병 철회' 이사회도 불참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그룹의 비금융 계열 지주사 격인 DB Inc.(DB아이엔씨)가 결국 DB메탈 흡수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8월 처음 추진 의사를 밝힌 지 두 달여 만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무위로 돌아가며 지주회사 전환 등의 숙제가 여전히 남게 됐다. 그래도 이번 시도와 맞물려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4일 재계에 따르면 DB아이엔씨는 지난 20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 절차 중단 및 합병계약에 대한 해제 합의서 체결 승인의 건'을 논의했다.
이사회 의장인 김남호 회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출석 이사들은 문덕식 대표를 의장으로 호선했고, 문 대표는 직무대행을 수락했다.
이는 두 달 전 이사회가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8월 DB아이엔씨가 DB메탈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할 때도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불참했다. 두 번 모두 김 회장을 대신해 문 대표가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문 대표는 "내부 검토 결과 국제정세 불안 등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로 합병 시너지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일부 주주들과 시장의 오해로 파생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한 결과 합병 절차를 중단하는 게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리고 합병계약 해제 합의서 체결을 승인해 달라고 제의했다.
출석 이사들은 만장일치 찬성으로 합병 중단을 승인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 및 절차에 관한 사항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했다.
이사회는 DB아이엔씨의 흡수 합병으로 비상장사인 DB메탈이 사실상 우회상장 효과를 얻게 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던 우회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도 다시 회수하기로 했다.
이사회의 결정으로 DB아이엔씨의 DB메탈 합병은 '없던 일'이 됐다. 그럼에도 남은 게 있다. 바로 이사회 산하에 설치한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앞서 DB아이엔씨는 두 달 전 DB메탈 합병을 추진한 이사회에서 두 위원회 설치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경영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외에 2개의 위원회가 추가돼 소위원회가 총 4개로 늘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위원 선임까지 마쳤다. ESG위원회에는 문덕식 대표와 이동훈·윤용로 사외이사가, 내부거래위원회에는 오규원·이동훈·윤용로 사외이사가 각각 참여한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꾸린 셈이다.
이 같은 행보는 합병 시 김남호 회장의 DB아이엔씨 지분율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취지로 해석됐다. 오너의 지배력 강화가 안정적인 그룹 운영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소위원회 설치를 통한 권한 분산을 권고한다.
DB그룹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양사의 사업 역량과 자원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려 했지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시장과 일부 주주의 오해 등을 감안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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