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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회장 선임 '첩첩산중'…연령제한 이어 경력조건도 돌출

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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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20년 이상 종사자' 조건 두고 잡음

DGB금융 "과거부터 적용한 조항…문제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DGB금융지주의 차기 수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후보군을 선정하기 위한 여러 조건을 두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연령제한' 조건 탓에 김태오 현 회장의 3연임 도전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차기를 노리는 유력 인사들 사이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군 진입에 유·불리로 작용할 수 있는 조건들을 두고 힘겨루기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

[DGB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금융기관 20년 이상 종사' 조건에 외부인사 참여 제한 우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차기 회장 후보 추천 기준에 '금융기관 20년 이상 종사자'로 하는 조건을 담았다.

회추위는 금융그룹을 이끌 최고경영자(CEO)는 풍부한 금융 경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조건을 담았는데, 자격 기준을 빡빡하게 함으로써 관료 출신 등 외부 인사의 진입에 제한을 두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부 출신 인사를 반드시 후보군에 포함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직군을 배제해 공정한 선임 절차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DGB금융은 회추위가 내건 자격 조건은 이번 회장 선임 절차 과정에서 새롭게 마련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DGB금융은 이전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금융권 20년 이상 종사자'를 기준으로 후보군을 물색한 바 있다.

전혀 없었던 조건을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이번에 '금융권'을 '금융기관'으로 바꾼 데 대해선 관료 출신의 후보 추천 자체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DGB금융 측은 '금융권'이라는 두루뭉슬한 용어를 '금융기관'으로 명확히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 출신 인사들의 진입을 막고 내부 출신을 우대하려는 의도적인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다른 금융지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력조건을 DGB금융이 유일하게 회장 선임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을 이례적이라고 있다.

이와 함께 외부전문기관(헤드헌팅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DGB금융은 향후 회장 후보군 확보를 위한 외부전문기관 2곳을 선정했다.

공정성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단수가 아닌 복수의 기관을 선정했다는 게 DGB금융의 설명이다.

하지만 DGB금융은 A업체에는 후보추천권만, B업체에는 평판조회권만 준 점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업체마다 후보추천권과 평판조회권을 동시에 주고, 향후 교집합을 추리면서 후보를 검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DGB금융처럼 후보추천권을 한 곳에만 몰아주는 것은 특정 업체를 콘트롤하기 쉽게 만들어 후보 추천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회추위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앞둔 상황에서 외부의 다양한 인사들을 배제하고 내부·지역 인재로만 회장 후보를 추리려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DGB금융그룹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년 조항은 구문…회추위 과정 공개해 투명성 극대화"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는 마당에 여러 잡음이 나오는 데 대해 DGB금융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러 조건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선 '금융권 20년 이상 종사자'의 경력조건의 경우 3년 전 김태오 회장이 연임을 시도했을 당시에도 적용됐던 조항이라는 게 DGB금융 측의 입장이다.

이번에 '금융권'을 '금융기관'이라는 문구로 대체한 점도 특정인의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보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표현을 지배구조·금융지주법상 존재하는 명확한 용어로 대체하려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외부전문기관 선임과 관련해서도 입장은 다르다.

DGB금융은 최근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복수의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하면서 후보추천권과 평판조회권을 모두 줬던 그간의 관행에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한 곳의 업체가 후보추천권과 평판조회권을 모두 확보할 경우, 특정 후보를 밀어 회장으로 만드려는 과정에서 평판조회 부문의 객관성을 잃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봤다.

이에 DGB금융은 A업체에는 후보추천권만, B업체에는 평판조회권만 주고, A업체가 올린 후보군을 향후 B업체에 공유한 뒤 이후 평판조회에 돌입하는 형태로 구조를 새로 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DGB금융의 여러 조건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는 점에 대해 인지하면서도, DGB금융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력조건은 예전부터 있었던 규정으로 특정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조건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금융사별로 자체적인 후보군 판단 기준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른 금융지주들도 일정기간의 금융사 근무 경력을 요구 조건으로 두는 경우는 있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격·예외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DGB는 그런 게 없는 상황"이라며 "이사회가 논의를 해서 투명하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회추위를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DGB금융 회추위는 향후 진행되는 논의 과정 대부분을 공유하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1차 후보군(롱리스트) 확정 전 차기 회장 선정 기준을 모두 발표해 이번 선임 과정의 이해·검증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DGB금융 관계자는 "절차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모든 후보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부여하고 경쟁하게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회장 선임 과정이 될 수 있게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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