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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증권가 사건·사고에…주목받는 증권사 관리형 CEO

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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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박경은 기자 =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위험 관리에 특화된 증권사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내년 3월을 기점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경영진이 많은 만큼,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옛말이 올해 연말 인사에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로 악용된 키움증권의 미수거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지적하며, 증권업계 리스크 관리 실태를 앞으로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을 밝혔다.

향후 금감원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미수거래·신용융자·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점검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평소 위기관리를 강조해온 증권사의 CEO가 관심을 끄는 배경이다.

◇위기관리 전문가 내세운 증권업계…CFD·PF 피해 간 선구안

오익근 대표이사는 대신증권의 보수적인 전통을 이어가는 CEO다. 지난 2020년부터 대신증권을 이끈 오 대표는 리스크 관리에 능하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신증권에서 리스크관리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오 대표의 역량이 가장 돋보였던 사례는 차익결제거래(CFD) 사태다.

라덕연 일당의 주가 조작 도구로 활용된 CFD 서비스는 증권사에 짭짤한 수수료를 가져다주는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오 대표는 CFD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IT(정보기술) 시스템 개발까지 마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오 대표는 CFD로 고객이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점유율과 수수료 대신 선택한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는 성과로 돌아왔다. 라덕연 사태로 CFD 계좌에서 대규모 반대매매가 나왔고,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결과 업계는 대규모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해야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60개 증권회사의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73% 줄어든 1조473억원이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CFD 사태를 비껴갈 수 있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도 피해 갔다. 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충당금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고위험 브릿지론 비중도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중 낮다.

오 대표와 손발을 맞추는 길기모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전무)는 부동산금융 리스크 관리의 달인으로 꼽힌다. 길 전무는 증권가에서 리스크 관라가 강한 곳으로 정평이 난 메리츠증권 출신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목표로 하는 대신증권 입장에서 종투사 출신인 길 전무의 풍부한 경험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고위 관계자는 "종투사와 초대형 IB로 지정받은 이후에도 리스크 관리 DNA가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의 황준호 대표이사는 위기에 강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황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그룹전략부문 대표와 다올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했다.

올해 3월 다올투자증권의 신임 대표로 내정됐을 당시 경영 상황이 나빠진 다올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어떠한 역할을 할지 눈길을 끌었다.

다올투자증권은 신용평가사가 부동산 PF 위험이 가장 큰 곳으로 뽑은 증권사 중 하나다.

다올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5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6.75% 감소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와 부동산 PF 불안이 실적을 흔들었다.

황 대표는 위기에 빠진 다올투자증권의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하며 2천1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다올신용정보 지분 100%도 13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매각도 추진했다.

황 대표가 이끄는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안정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재무·인사에 '빠삭한' 그룹의 엘리트가 증권사 수장으로

'관리의 삼성'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증권은 장석훈 대표가 이끌고 있다. 장 대표는 2018년 발생한 배당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삼성증권에 등판했다.

신중한 원칙주의자로,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사내 소통을 강조하고 회사 안팎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업무 스타일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장석훈 대표는 삼성증권으로 이동하기 전 삼성화재에서 그룹의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인사 담당 임원을 맡았다. 미래전략실 소속 금융일류화추진팀은 2017년 해체 전까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미래 전략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뿐 아니라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등 금융 계열사의 대표직을 꿰찬 인물들 모두 이 조직을 거쳐 갔다.

인사와 재무 등 관리형 경영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장 대표는 취임 직후 배당 사고를 수습하고, 리테일과 자산관리 분야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연임에도 성공했다.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위기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융 계열사 사장단을 연임하는 결정을 했는데, 이러한 기조가 올해에도 유지될지 주목된다.

현대차증권의 최병철 대표이사는 30년 이상 재무를 맡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재무통'으로 불린다. 현대차그룹의 재무 부문을 잡고 있는 현대정공(현대모비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16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을 맡은 뒤, 2020년 현대차증권 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병철 사장은 2020년 신규 선임된 직후, 리스크 관리 강화를 경영 기조로 내세웠다.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강화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본격화된 당시 현대차증권은 현장 조사에 나서며 위험 요인을 확인하는 데 힘썼다. 회사가 진행 중인 사업 중 대부분의 건에 대한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최 대표를 포함해 4명의 사내외이사가 참석하는 리스크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조사 결과를 점검하고, 분기별 리스크관리 현황을 검토하고 있다.

ytseo@yna.co.kr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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