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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주범 특례보금자리론 도운 한은…출자 절차도 '쉬쉬'

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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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최근 가계부채 재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특례보금자리론에는 한국은행의 발권력도 지원됐다.

한은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신규 대출을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예상과 빗나가자 뒤늦게 주금공 출자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한은은 이 과정에서 주금공에 대한 출자 규모 등을 과거와 달리 대외적으로 밝히지도 않아서, 발권력 사용이 깜깜이로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올해 주금공 2천300억원 출자…특례보금자리 뒷배

2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6월 주금공에 2천30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1천200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출자가 이뤄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올해 정부와 한은이 안심전환대출을 통한 가계부채의 구조개선을 위해 주금공에 4천억 원 상당을 출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계 당국과 협의 이후 한은은 지난해 말 결정한 올해 예산안에서 3천300억 원의 주금공 출자금을 반영했다.

한은 출자의 목적은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재원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해당 자금을 금융안정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부대조건이 달렸다고 설명했다.

주금공은 하지만 올해 초 기존 안심전환대출을 신규 주택구매용 대출도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확대 개편했고, 이는 가계부채 재급증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존 대출의 대환이 아닌 신규 주택구매용 대출에 이용자가 몰린 탓이다.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긴 정책금융의 재원으로 한은의 발권력이 주로 동원된 셈이다.

이런 결과는 한은도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질의했다.

이에대해 한은 집행부는 "대환대출의 비중이 높아 전체 가계대출 순증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특례보금자리론의 신규 대출이 확대되자 한은은 결국 출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1천억 원 적은 2천300억 원으로 줄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주 진행된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규대출 지원에 발권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출자금을 계획보다 줄였고, 추가 출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깜깜이 발권력 동원…한은 출자 과정 공개 '無'

주금공에 대한 출자 및 규모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도 부족했다.

정부와 한은이 주금공에 올해 약 4천억 원 출자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한 것은 추 부총리다. 당시 한은과 정부가 어느 규모로 출자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은은 이후 지난해 말 올해 예산안을 금통위에서 의결하면서 주금공에 대한 3천300억 원 출자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2015년과 2022년 각각 2천억 원과 1천200억 원의 주금공 출자 결정 당시 금통위 의결 직후 이후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공표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한은의 주금공이나 수출입은행 등 외부 기관에 대한 출자는 발권력을 동원해 재정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인 만큼 그동안 투명하게 공개되어 왔지만, 이번에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 셈이다.

한은의 담당자는 출자 결정의 공표가 이번에만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한은이 출자 규모를 줄이기는 했지만, 당초 출자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상황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직후부터 발생했음에도 뒤늦게 대응한 측면도 있다.

주금공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첫 달인 지난 2월에 금액기준으로 신규주택구입용도가 40%에 달했다.

3월에는 46%로 기존 대출 대환 비중을 앞섰고, 5월부터는 절반 이상을 넘었다. 가장 최근인 9월 말 기준으로는 유효 신청 약 40조원 중 신규 주택구입용도가 64.3%에 달한 반면 대환대출은 29%에 그쳤다.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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