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인지도·적극적 마케팅에 화답…12년물 성사, 신뢰 입증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김학성 기자 = 네이버가 첫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최초로 사무라이본드 데뷔전을 마치면서 현지 조달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진 모습이다.
네이버는 일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라인(LINE)을 기반으로 넌딜로드쇼(NDR) 단계부터 기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일본 기관과의 접점 또한 늘려나갔다.
투자자들의 신뢰에 힘입어 한국물(Korean Paper) 사무라이본드 최초로 12년물을 찍는 등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새 엔화 조달 라인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서의 확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네이버 홈페이지]
◇'평균 1%' 금리, 12년물로 차입구조 안정성↑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을 통해 200억엔(약 1천805억원) 규모의 조달을 마쳤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미즈호증권이 주관했다.
트랜치(tranche)는 3.5년과 5년, 7년, 12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140억엔, 15억엔, 15억엔, 30억엔 규모다. 이번 발행으로 네이버는 첫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무사히 마쳤다.
네이버는 프라이싱에서 발행액의 1.5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했다. 일본의 경우 투자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인 터라 초도 발행사 및 IT 기업 조달이 녹록지 않은 데다 실수요 위주로 주문을 넣는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였다는 평가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5년과 5년물, 7년물, 12년물 각각 토나 미드 스와프(TONA mid swaps)에 70bp, 82bp, 93bp, 120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쿠폰금리는 3.5년물과 5년, 7년, 12년물 쿠폰금리는 각각 1.142%, 1.432%, 1.755%, 2.414%다.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5%를 웃도는 발행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다.
발행 자금은 기존의 엔화 차입금 상환 등에 쓰일 예정이다. 통화 스와프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균 1%대 저금리 조달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엔화 차입은 그동안 은행 대출을 위주로 이뤄져 왔다. 은행 대출은 비교적 만기가 짧다는 점에서 차환 부담 등이 존재한다. 반면 채권은 만기가 비교적 긴 데다 은행 외 다양한 기관으로 차입처를 넓힌다는 점에서 조달 안정성이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일본시장 데뷔전부터 12년물 발행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 또한 한 몸에 받았다. 초도 발행 및 IT 기업이라는 부담에도 일본 기관들로부터 장기간의 사업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저금리를 유지했던 일본 시장에서 점차 금리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물 발행의 이점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사무라이본드는 대부분 2~5년물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졌다. 지난달 찍은 대한민국 정부의 10년물 엔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정도가 비교적 긴 만기였다.
네이버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발행 전부터 투자자를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NDR 형태로 일본 현지 시장을 찾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인베스터콜(Investor call) 등으로 소통을 이어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인베스터콜에 직접 나서 기관들의 관심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이면서 각 통화시장의 조달 환경이 악화됐으나 네이버는 비교적 수월하게 조달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일본 시장에서 쌓아온 인지도 또한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력과 꾸준한 사무라이본드 공급 등을 강조하면서 투자 매력을 높였다.
[출처: 라인야후 홈페이지]
◇글로벌 시장 노리는 네이버, 일본 사업 강화하나
일본 채권시장으로 조달처를 확대하면서 네이버의 일본 사업은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달 초 라인과 야후재팬 등이 통합해 출범한 라인야후를 소프트뱅크와 공동 경영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일본 내 최대 인터넷 업체다.
라인은 일본 메신저 시장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보유한 압도적 1위 서비스다. 이를 바탕으로 라인은 게임과 블록체인 등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웹툰 앱 라인망가와 전자책 서비스 이북재팬도 통합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천만명을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네이버의 손자 회사 크림은 지난 2021년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운영사인 소다에 1천3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일본 내 소비자 간 거래(C2C) 사업도 강화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에서 지식재산권을 671건 가지고 있는데, 이는 해외에서 가장 많은 건수다.
하나증권은 올해 초 펴낸 보고서에서 "일본의 내수 시장 규모는 국내의 두 배인 1천400조원 규모인 데다가 온라인 침투율은 10% 미만에 그쳐 글로벌 C2C 플랫폼과 함께 네이버의 가장 중요한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phl@yna.co.kr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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