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저는 시장을 감히 예측하지 않습니다. 방향성을 맞추더라도 그 시점까지는 맞출 수 없기 때문이죠. 예측하는 순간에 생각이 굳어집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면 버티게 됩니다. 그게 플러스 수익률의 비결입니다."
30대의 젊은 나이로 증권사 채권운용 본부장이 된 서혁재 DS투자증권 자본시장본부장. 그는 채권 운용을 본격 시작한 2011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매번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다며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최악의 약세장이 나타났던 지난해에 오히려 최대 수익률을 올렸다고 말했다. 시장을 예측해 베팅하기보다 변동성의 파도를 잘 탄 것이 수익률로 이어졌고, 그 뒤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 "물타기보다 불타기…시장 앞에 겸손해야"
서혁재 본부장(39)은 3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계속 벌지 한 번에 많이 버는 타입은 아니다"면서 "성격상 크게 베팅하는 것이 잘 맞지 않더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신 하루하루 수익 확률을 높인다고 했다.
서 본부장은 "돈을 버는 사람은 두 부류다. 하나는 저처럼 매일매일 조금씩 수익을 쌓는 타입. 다른 하나는 홈런 타자처럼 한 방에 크게 따는 경우다"면서 "어중간하면 안 된다. 본인이 어떤 유형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루틴처럼 매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매매법이 있다.
그는 "저 같은 경우는 물타기를 안 한다. 불타기를 한다"면서 "방향성이 안 맞으면 웬만하면 바로 접는다. 반대로 방향성을 맞추면 더 산다. 그러면 확률적으로 수익이 나게 된다"고 말했다.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100원에 1개를 매수했다고 치자. 그런데 가격이 300원으로 올랐다. 이 경우 300원에 1개를 더 산다. 그러면 평단가 200원에 2개를 수중에 쥐게 된다. 그 뒤 만약 가격이 400원으로 간다면 200원씩 두 개, 즉 400원을 벌게 된다. 반대로 가격이 200원이 되면 한 개를 판다. 이 때까지는 손익도 손실도 없다. 그런데 만약에 가격이 100원으로 간다면 100원씩 한 개, 100원만 손해를 본다.
결국 벌 때는 2개로 벌고 손해를 볼 때는 1개로 잃는다. 벌 때 많이 벌고 잃을 때 적게 잃는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확률적으로 수익이 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같은 전략은 변동성이 워낙 두드러졌던 지난해 빛을 발했다고 한다.
서 본부장은 "지난해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을 당시 채권운용 인생 중 가장 많이 벌었던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역대급 숏(매도) 시장이었는데 남들이 절대 금리 레벨을 신경 쓸 때 저는 레벨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금리가 4%까지 오르면 저가매수를 하는 식으로 했는데 작년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장이었다"면서 "금리가 오르면 추가 숏 베팅을 계속 쌓으니까 수익이 상당했다"고 회상했다.
◇ 팀장 건너뛰고 본부장으로…포부는
서 본부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출신으로 2008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하며 증권가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KB증권, 피닉스자산운용, 교보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을 거쳐 2021년 DS증권에 합류했다. 현재는 DS투자증권에서 자본시장본부장을 맡고 있다.
서 본부장은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채권 운용 헤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운이 9할"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선배들이 이직하면서 기회가 왔고, 현재 대표가 나이에 유연한 생각을 가졌던 점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팀장 경력도 없이 곧바로 본부장을 달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그가 본부장으로서 가진 포부는 뭘까. 서 본부장은 "나를 믿고 온 사람들이 유의미한 돈을 벌어갈 수 있는 본부였으면 좋겠다"고 망설임 없이 답변했다.
그는 "제가 과거에 회사를 옮겼을 때마다 운이 좋게도 돈버는 방법을 헌신적으로 알려주는 선배들이 있었다. 그분들의 도움을 통해 운좋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면서 "이제는 제가 직원들에게 무기 하나라도 더 추가해주고 영업여건을 만들어줘서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하는 본부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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