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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연의 뉴욕전망대] 반토막 난 연준 역레포의 함의

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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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뉴욕증시 등 글로벌 자산시장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자산시장보다 늘 한발 앞서는 '스마트머니(Smart Money)' 성격의 단기자금 시장에 심각한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스마트머니는 고수익의 단기차익을 노리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장세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해 투자하는 자금을 일컫는 뉴욕 월가의 용어다.

◇S&P500 고점 대비 10.7% 조정…역레포는 반토막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지난 주말 기준으로 0.4% 하락한 4,117.37을 기록했다. 지난 7월27일 장중 한때 기록한 4,607.07 고점 대비 10.7% 조정을 받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역레포(RRP·Reverse Repo)'에서 자금은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어 월가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노릇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역레포 시장은 한도로 제시된 2조570억 달러 가운데 1조900달러만 소진됐다.

뉴욕 연은 '역레포' 현황

역레포 시장은 올해 초까지는 한도로 제시된 2조570억 달러 대부분을 소진했고 참가 기관도 100개를 훌쩍 넘겼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최근 역레포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레포는 연준이 미국 국채 등을 담보로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경우를 일컫는다. 역레포를 실시한 만큼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는 효과가 있다.

최근 들어 역레포 수준이 반토막이 되면서 시중 유동성은 그만큼 다른 자산군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미다.

MMF 등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역레포는 그동안 이른바 '꿀'이었다. 변동성이 확대된 미국 국채 등과 달리 문자 그대로 '무위험(risk-free)'으로 연 5.50%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물 수익률이 한때 5.0%를 상향 돌파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역레포로 쏠리던 시중 유동성이 일부 다른 자산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리스크 대비 매력적인 수준까지 할인된 것도 한몫했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이 더 많은 자금을 안전자산인 미국채에 배정하는 방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뉴욕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동요하는 가운데 단기 대기성 자금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동결 확실한 FOMC보다 美 국채 발행 물량에 촉각

미국 재무부가 미국채 발행 동향을 발표하는 이번주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보다 더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 재무부가 연방정부의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릴 경우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 이전의 반토막 수준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2023회계연도에는 1.7조 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시장은 미국 연방정부가 내년에 적어도 1조5천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채를 발행해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이라는 방파제가 사라진 미국채 시장은 시중 유동성 동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연준이 양적긴축(QT)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서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양적긴축을 본격화했다. 연준은 매달 미국채 6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 등 모두 950억 달러 규모로 QT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규모만큼 시장 유동성이 구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패턴으로 2023년 말까지 시장에서 구축되는 양적긴축 규모는 1조1천4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연준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인 지난 23일 장중 한때 연 5.02%를 찍은 뒤 지난 주말 4.84%로 호가를 낮춘 함의를 역레포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8조달러에 달했던 지난해 이맘때와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당시에는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3.5%로 내려서는 등 연준의 매파적 행보 강화에도 채권시장이 되레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뉴욕특파원)

neo@yna.co.kr

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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