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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실적 분석] 벼랑 끝 순익 지키기…NIM 하락 본격화

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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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 급증에 NIM 일제 하락…성장세 둔화 '뚜렷'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올 3분기까지 15조7천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기업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다만, 3분기만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와 조달비용 상승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승승장구하던 은행마저 순이자마진(NIM)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행들의 '실적 잔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관측과 함께 정부가 '부담금' 형식의 은행권 횡재세 도입도 검토하고 있어 은행권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 덕에 기업대출로 먹여살렸다…실적잔치 끝물

30일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5조6천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지만, 경기 악화와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KB금융의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한 4조3천7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면서 리딩금융을 수성했다.

올해 순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3분기 역대 최대 누적 당기순이익(2조9천789억원)을 달성했고, NH농협금융도 1년 전보다 3.7% 증가한 2조450억원을 시현했다.

반대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전년 보다 누적 순이익 각각 11.8%, 8.4%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은행 희망퇴직 비용, 증권 투자상품 관련 충당 부채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이, 우리금융은 의존도가 절대적인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발목을 잡았다.

금융지주들이 3분기까지 양호한 성적으로 거운 것은 가계·기업대출이 늘면서 이자수익이 증가한 결과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고,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늘리면서 이자수익 자산이 불어났다.

5대 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이자이익 총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30조9천367억원에 달한다.

원화대출금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3분기까지 7조3천319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고, 신한(6조2천564억원), 하나(5조9천648억원), 농협(5조7천666억원), 우리은행(5조6천170억원) 순이었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며 이자수익을 키웠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크고 우량한 대기업 위주로 대출 장사를 집중했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연초 대비 37.9%나 급증했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24.3%, 19.9%씩 늘었다.

같은기간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은 21% 증가하며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45조원에 육박했다.

총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우리금융의 이자이익 비중은 88%에 달했고 하나금융도 80%에 육박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70%, 73%였다.

금리·환율 급등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하며 비이자이익이 주춤한 탓이다.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도 수수료 이익이 대부분이었다.

◇NIM 최대 0.05%p 하락…이자비용 급증

3분기만 놓고 보면 금융지주 실적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5대 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7천61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5.6% 줄었다.

신한금융은 26%에 줄어든 1조1천억원대에 그쳤고, 하나금융도 9천570억원으로 14.9% 감소했다.

농협금융도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익이 45.4%나 급감하는 등 KB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하는 통념이 3분기부터는 무너졌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자 대출 상환이 늘며 대출자산 성장세가 둔화됐고, 예금금리도 따라 올라가면서 조달 비용이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출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보다 예금으로 내어준 이자가 더 많아진 탓에 이전보다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3분기 우리금융은 8조6천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5% 급증했다.

KB금융의 이자 비용은 12조5천638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0.4% 증가했고, 신한금융도 12조3천4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금융지주와 은행의 NIM은 3분기 들어 내리막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그룹 NIM은 2.09%, 1.99%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1%포인트(p)씩 하락했다. 하나금융의 NIM도 1.79%로 0.05%p, 우리금융은 1.81%로 0.04%p 떨어졌다.

하나은행(1.57%)과 우리은행(1.55%)의 3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0.04%p씩 하락했고 국민과 신한은행도 0.01%p씩 내렸다.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일제히 하락했다.

KB금융의 ROE는 11.66%로 1년 전보다 0.45%p, 하나금융도 0.38%p 내렸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2.58%에서 10.19%로 크게 떨어졌다.

대출 부실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충당금 적립액이 늘고, 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5대 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오히려 심화했다. 우리은행의 은행 의존도는 94%, 하나금융은 92.9%에 달했다.

◇실적 전망 어둡다…4분기 하락 방어 총력

금융권에서는 4분기에도 NIM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자산도 마음껏 못늘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연체율 상승 등 부실 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충당금 적립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내년 5월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 1%를 부과하고, 위험 관리 수준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는 등 자본확충 3종 세트 도입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고금리 장기화 추세로 조달 비용 상승은 아마 당분간 지속되지 않겠나 판단이 된다"며 "예대금리차 공시가 강화되고 향후 이제 대출 이동서비스가 은행 간 이뤄지다 보니 은행 간 대출 금리 경쟁도 심화되면서 실질적으로 NIM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년까지 1.5% 수준은 어떻게든 유지해보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CFO)도 "전체적으로 기준금리 동결이 오래갈 것으로 보고 금리인하도 하반기에 예상한다"며 "내년 NIM은 올해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했다.

김재관 국민은행 CFO는 "향후에도 고금리와 자산 성장으로 조달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고, 예대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있어 NIM은 점차 내려갈 것"이라며 "4분기 누적 NIM은 3분기와 마찬가지로 누적 기준 1.83%포인트(p)를 유지하고 내년에도 연간 대비 분기당 1bp 내외의 하락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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