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3분기 평균 연체율 0.28%…충당금 선제 적립
"부동산PF, 내년 5월 위기설 크게 부상할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올해 3분기 10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거둔 가운데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국내외 부동산PF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이 커지면서 부동산PF 관련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인 탓이다.
은행권은 부동산PF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부동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향후 경영실적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은행권 3분기 연체율 …'리스크관리'에 관심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분기 평균 연체율은 0.28%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9월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연체율이 0.36%로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0.25%였고 우리은행은 전분기(0.29%) 대비 0.31%로 올랐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29%로 전분기 대비 0.03%p 올랐고 신한은행은 0.27%로 전분기와 동일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0.07%p 상승했다.
고금리 상황 속에서 부동산 시장 둔화 등 경기 부진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은 1조6천979억원을 기록했고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조4천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늘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3분기 누적 선제적 충당금 3천832억원을 포함한 총 1조2천183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건전성 위험에 대비해 충당금의 적립 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하고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경기상황 부진으로 연체율이 늘어나며 대손충당금 적립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은행권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태경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7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부도손실률(LGD)에 따라 은행은 296억원, 자회사들은 소액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4분기 담보대출에 대한 LGD 충당금은 부동산PF 등에 대한 부실에 대비해 1천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금융의 부동산금융(부동산PF·브릿지론)은 9조1천억원으로 비중은 은행 41%, 캐피탈 56%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3%로 3개월만에 0.13%p 상승했다.
하나금융도 하나증권의 부동산PF 리스크에 대해 충당금 적립을 완료한 만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승화 하나증권 부사장은 "PF 잔액은 1조6천억원, 브릿지론은 5천억원 가량 되는데 리스크가 우려되는 건에 대해선 충당금을 쌓아뒀다"며 "해외대체 오피스가 1.3조원 규모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실사를 진행해 상당부분 이를 반영했으며 현재 미국과 유럽 재실사를 통해 연내에 전액 (충당금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특별대손준비금적립요구권 도입…시장 우려 여전
은행권은 확대된 이익을 바탕으로 부동산PF 관리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관련 부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PF 익스포저는 130조원에 달하지만 이중 정책자금으로 투입 가능한 규모는 30조원에 불과하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금융당국도 8월말까지 187개 사업장 상대로 협약을 통해 대주단은 152곳에 대해 신규자금지원과 이자유예, 만기연장 등을 진행하는 등 부실 사업장에 대한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은행권 손실 흡수 능력 제고를 위해 특별대손 준비금 적립 요구권과 스트레스 완충 자본 도입도 내년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발표한 '50조원+α 유동성공급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으며 올해 9월에는 정상사업장 자금공급 확대,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 재구조화 촉진 등 20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했다"며 "금융회사의 건전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기업구조조정촉진법' 재입법 추진 등 상시 기업구조조정체계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부동산PF 사업장의 정상화가 쉽지 않아 시장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부실 사업장은 늘 수밖에 없고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상승에 따른 금융회사들의 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다.
민간 은행지주 내 연구소에서도 금융권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2024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자영업자와 한계기업,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때 부실이 표면화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시장에서는 또 부동산PF 문제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문제 사업장의 공매 처분 등을 통한 사업재구조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 만기연장만으로는 리스크의 궁극적인 해소가 어렵다는 점에서 공매 처분 등을 통한 사업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이 과정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한데 공매처분이 무질서하게 쏟아질 경우 펀더멘털이 훼손되는 금융회사들이 출현하는 등 금융안정성 저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결과 부동산PF와 관련해 9월 위기설이 부상했던 것처럼 매월 위기설이 반복되면서 특히 내년 4월 총선 이후인 5월 위기설이 크게 부상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부동산PF 우려가 재부각되고 고금리 장기화에 더해 크레디트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PF정상화 펀드, 대주단 협약이 가동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사업성이 없는 PF의 경우 이자유에로만 이어갈 수 없으며 근본적으로 재구조화를 통한 정상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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