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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중앙은행의 미묘한 기류…RBA는 독립적일 수 있을까

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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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호주중앙은행(RBA)의 막바지 금리정상화 여부를 두고 시장이 다시 시끄러워지는 모양새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치를 가볍게 보는 듯한 재무장관의 발언이 나오면서, 금리 결정이 RBA 뜻대로 될 것이냐는 의구심이 피어나고 있어서다.

29일(현지시간) 카렌 말레이 호주파이낸셜리뷰(AFR) 칼럼니스트는 "RBA가 현재 취약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에게 매우 편리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미셸 불록 RBA 총재가 차머스 재무장관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시도를 극도로 꺼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말레이 칼럼니스트는 호주의 3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나온 차머스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차머스 장관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CPI에 대해 '경제의 중대한 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무장관이 RBA를 향해 이처럼 낮은 존경심을 보인 것은 오랜만이라고 말레이 칼럼니스트는 강조했다.

이 때문에 RBA의 추가 금리 결정은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 경제는 복합적인 문제를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 고금리로 가계 지출은 제한돼 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까지 주된 모니터링 요인으로 떠올랐다.

반면, 물가상승률을 낮춰야 한다는 중앙은행 본연의 목표도 중요하다. RBA가 다음 통화정책회의 때 어떤 결정을 해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혹시나 RBA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차머스의 의중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상황에 대해 불록 총재가 지적하는 일도 힘들어질 수 있다. 국가 경제에 대한 의제 설정과 토론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호주의 이민자 정책에 따른 기록적인 이민자 유입이 주택·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을 예로 들었다.

말레이 칼럼니스트는 "금리인상의 목적은 수요를 위축시키는 것인데,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 새로 유입되는 인구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한다"며 "필립 로우 전 RBA 총재는 솔직한 발언으로 정부와 대립했다"고 설명했다.

RBA의 구조가 정부와 맞서기 온전치 못하다는 점도 말레이 칼럼니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차머스 장관은 불록 총재가 신임 총재를 맡은 이후 새로운 부총재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현재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불록 총재도 인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차머스 장관이 RBA 부총재 후보자를 인터뷰했다고 했지만, 이후 그다지 서두르지 않는 것 같다"며 "아마도 차머스 장관은 중앙은행을 묶어 두는 것이 낫다고 결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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