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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친환경 선박 기술, 한화오션 '이곳'서 움텄다

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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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슬로싱' 연구, 화물창 안전성↑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서 재액화 장치 개발

(거제=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99척 중 65척, 66%. 한화오션의 선박 수주잔량 중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척수와 비중이다. LNG운반선은 미래 친환경 선박의 대표주자로 선주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과 관련해 '압도적인'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27일 거제사업장에서 만난 한화오션 임직원들은 '세계 최고'란 말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엔 합당한 '근거'가 있다. 현재 전 세계 바다를 가르고 있는 LNG선 4척 중 1척을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탄탄한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자신감인 셈이다.

◇고부가 친환경 선박 '자신감' 비결은

이날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에선 하나의 도크(1도크)에 LNG운반선 4척을 동시에 건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년엔 초대형 유조선이 놓여있던 자리다. 통상 LNG운반선은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 대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이는 한화오션이 기술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부가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LNG운반선 수주가 많아 앞으로 1도크를 LNG운반선 전용으로 쓸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2도크와 나머지 플로팅 도크에서도 LNG운반선을 건조한다.

최근 조선·해운업계에서는 미래 친환경 선박이 화두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발맞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친환경 연료를 '운반'하는 배와 친환경 연료를 추진에 '사용'하는 선박이다. 즉 LNG 운반뿐 아니라 기존 선박유와 LNG를 함께(듀얼) 추진 연료로 쓰는 선박·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당연히 연구·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이 30일 선주에 인도한 이중 연료 추진 VLCC

[출처:한화오션]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이러한 친환경 선박을 연구·개발, 건조하고 있다. 그 중심엔 업계 최초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슬로싱 연구센터'와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가 있다.

두 곳에서 LNG와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운반선(화물창) 관련 기술 개발과 친환경 추진연료 관련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화오션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30분씩 500번"…선박 안정성 제고 위한 실험

슬로싱 연구센터는 선박 화물창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곳이다. 슬로싱(Sloshing)이란 화물창 안 액체 화물이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선박 화물뿐 아니라 자동차나 로켓 등의 연료가 출렁이는 모습에도 흔히 쓰는 표현이다.

슬로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탱크의 벽면에 지속적인 충격을 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연료 흔들림의 경우 승차감 저하와 진동·소음 발생으로 이어진다. 선박 화물창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LNG 같은 극저온 화물이나 암모니아처럼 독성을 함유한 액체가 자칫 화물 탱크를 깨뜨려 유출된다면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주들이 슬로싱 현상에 대한 연구를 중요하게 여기는 배경이다. 이들의 목표는 화물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옮기는 것이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슬로싱은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운송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자연히 배를 짓는 조선사들도 슬로싱에 관심을 갖고 연구할 수밖에 없다.

통상 화물창 안에 격벽을 세워 부피를 줄일 경우 슬로싱 현상이 일부 감소하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 선박 무게가 증가하고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은 줄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화물창 두께를 달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연구센터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발주되고 있는 LNG운반선의 화물창에 대한 슬로싱 연구뿐 아니라, 9만8천㎥급 액화에틸렌운반선(VLEC)의 화물창과 액화이산화탄소(LCO2) 화물창의 슬로싱 하중 평가를 수행하며 다양한 액화 가스 운반선 화물창 하중 해석 기술을 확보했다. 향후에는 친환경 연료로 부각될 암모니아와 액화수소에 대한 슬로싱 하중 평가도 수행해 다양한 친환경 운반선 개발 분야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슬로싱 현상은 LNGC, VLEC, 액화천연가스저장시설(FLNG) 등의 화물창 핵심 설계인자"라며 "극저온 화물창의 최적 형상 설계를 위한 모형실험 및 하중 평가 기법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슬로싱 모형 플랫폼

[출처: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에는 2기의 슬로싱 모션 플랫폼과 500여개의 압력 센서, 500채널의 데이터 획득 장치 등이 설치돼 있다. 모양이 다른 모형 탱크에 물을 담고 슬로싱을 일으켜 데이터를 수집, 연구하는 장치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24시간 쉬지 않고 실험이 이뤄진다.

이곳에선 가장 슬로싱 현상이 많이 발생하기로 유명한 북대서양 바다를 기준으로 삼아 실험을 진행한다.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에 대비하기 위해 물의 양을 달리해 실험을 반복한다. 탱크 모양 등 외부적 요인을 다양화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번 실험할 때 30분 정도씩 진행된다"며 "통상 500번 정도 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선박 피해 최소화 기술을 확보, 선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운송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해 선주사의 물류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세계 최초 '극저온 연구시설'…LNG선 표준 바꿨다

한화오션은 2015년 세계 조선소 최초로 극저온 연구시설인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에선 액화 질소를 이용한 모사 시험이 아니라 LNG를 사용해 실제 운항과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을 실시한다.

국내 조선소 중 처음으로 LNG 및 극저온 가스 취급 인증을 받았기에 가능하다. 자체 개발품의 성능 시험과 기술 검증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LNG운반선에 탑재되는 재액화 시스템 ▲재기화 시스템 ▲암모니아를 연료로 공급하는 시스템 ▲액체 이산화탄소 화물을 관리하는 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증설비를 통한 검증도 진행한다.

재액화 시스템은 LNG운반선의 표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기술이다. LNG운반선에서 액체 상태의 천연가스는 운송 중 기화해 증발한다. 기존 선박에서는 이렇게 기화된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거나 태워야 했다. 그러나 재액화 장치는 이를 다시 액체로 바꿔준다.

한화오션은 세계 최초로 LNG 재액화 장치를 개발, 현재까지 120척 이상의 LNG운반선에 적용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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