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T+235bp 확정…시장 불안에도 넉넉한 주문, 증액 성사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4억달러(약 5천4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물(Korean Paper) 조달 기세가 주춤해졌으나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기관을 대거 포섭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입지를 톡톡히 드러냈다.
한국투자증권은 비교적 견고한 펀더멘탈과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성 등을 부각해 유수의 글로벌 기관을 사로잡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면서 전략적으로 시장에 접근한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 데뷔에 이어 2년 만에 달러채 복귀전을 마치면서 조달 경쟁력 또한 드러낸 모습이다.
◇달러채 복귀전에 투자자 화답…증액 발행 쾌거도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유로본드(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4억달러어치 조달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235bp를 더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260bp 수준이었다. 아시아와 유럽 등에 진행한 북빌딩에서 26억달러를 웃도는 주문을 확보하면서 스프레드를 IPG 대비 25bp 끌어내렸다.
글로벌 기관의 관심은 상당했다. 최근 시장 불안 등으로 투자자 움직임이 다소 둔화하기도 했으나 170여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면서 넉넉한 수요를 확인했다.
업황 우려가 여전한 증권업을 영위하고 있는 데다 비교적 시장 분위기에 민감한 BBB급 국제 신용등급을 보유하는 등 녹록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는 굳건했던 셈이다.
지난주 아시아 현지에서 진행한 로드쇼에서 기관들과 접점을 높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드쇼를 통해 글로벌 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를 완화한 것은 물론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한 성장성을 드러내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냈다.
북빌딩 시기를 조정하는 등 시장 불안에 전략적으로 대응한 점 역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11월 초 북빌딩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오는 2일 발표될 미국 FOMC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대신 조달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을 택했다.
북빌딩 전부터 선주문 의사를 밝힌 기관들이 상당했던 데다 최근 한국물 조달 연기를 택한 기업들이 늘면서 윈도우에 여유가 생긴 점도 이러한 결정을 뒷받침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풍부한 수요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발행 예정액이었던 3억달러에서 1억달러를 증액한 4억달러어치 채권을 찍을 수 있었다.
◇해외 확장 박차…조달처 다각화로 경쟁력 강화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한국물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를 찍은 데 이어 3개월여만에 달러채 발행에도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이 달러채를 찍는 건 KP 데뷔전을 마친 지난 2021년 이후 2년여 만이다.
해외 진출 가속화로 외화 투자 자금 수요가 늘자 이에 대응해 외화 조달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과 'SF 크레딧파트너스(SF Credit Partners)를 설립하고 해외 인수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칼라일 펀드에 총 3억달러의 투자를 확약해 글로벌 사모펀드(PER) 운용사인 칼라일 그룹과의 장기적 파트너 관계 구축에도 나섰다.
국내 시장의 경우 증권채 디스카운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연이은 시도가 더욱 눈길을 끈다. 업황 변동성은 물론 부동산PF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내 기관들은 증권사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의 외화채 확장은 국내 조달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 또한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외화 시장으로 발을 넓혀 조달 안정성을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이번 발행에서 4억달러까지 채권 공급량을 늘리면서 해외 기관과의 접점 확대 및 외화 조달 기반을 더욱 다지는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꾸준히 한국물 시장을 찾아 조달처 다각화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국제 신용등급은 BBB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Baa2',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한국투자증권 아시아, 나티시스가 주관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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