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서울의 노른자위 땅 청담동까지 확산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PF 사업장에서 핵심 채권자 역할을 하는 새마을금고의 행보에는 금융권의 관심이 쏟아집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PF 위기의 진원과 정부 대책,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 3편의 기사로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된 리스크가 서울의 부촌 청담동까지 확산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금융회사들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연말 위기설, 총선 위기설 등을 회자하며 PF 부실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청담동 PF도 디폴트 위기…대주단협의체 무력화
31일 업계에 따르면 선순위 대주 새마을금고의 반대로 만기 연장에 실패한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은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처해 있다. 해당 사안은 20영업일간 만기 효력 정지가 걸려 대주단이 대응방안을 논의하게 됐다. 다음 달 중순까지 새마을금고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EOD 상태가 되고 공매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을 예외적인 사태로 평가하고 있다. 연초 출범한 PF 대주단협의체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채권액 39%를 차지하는 대주 새마을금고의 몽니로 협의체가 무력화됐다는 것이다. 대주단협의체는 채권액 기준 3분의 2 이상의 채권자가 동의하면 PF 만기를 연장한다.
다만 일각에선 대주단협의체 중심의 PF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금융회사들이 급한 대로 대출 만기를 연장해 PF 사업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이는 각종 위기설을 초래하는 등 부실을 뒤로 미룰 뿐이라는 설명이다.
PF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금융회사가 일단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3개월, 6개월 등 사업장에 잠시 숨을 붙이는 역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며 "만기가 수시로 다가오면서 9월, 연말, 총선 위기설 등 각종 위기설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은 대주단협의체라는 임시방편에도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새마을금고가 참여한 사업장들은 긴장이 커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기 연장 부실 가린다' 비판도
만기 연장을 유도하는 대주단협의체가 PF 부실을 가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총 133조원 규모다. 은행과 보험사의 PF 대출이 각각 43조~44조원 규모로 가장 많고, 캐피탈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회사가 26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과 증권사는 각각 10조원, 5조5천억원의 PF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PF 대출을 포함한 우발채무, 지분투자 등 실질 익스포저는 증권업계가 가장 많은데, 통산 47조6천억원에 이른다. 시행사가 자금난에 시달릴 경우 증권사가 시행사 대신 채무를 갚거나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기로 약정한 경우 등이 우발채무에 해당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러한 PF 자산들의 건전성이 크게 저하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우려할 정도로 연체율이 크게 높지 않고 상승 추세도 완화됐다는 것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의 PF 직접대출 연체율은 각각 0.23%, 0.73%였다. 여신업권의 PF 연체율은 3.89%였고, 증권업계는 17.28%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이러한 연체율이 이른바 '금융기법'을 통해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대주인 금융회사들이 만기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이자를 나중에 지급하도록 하는 '이자후취', 이자 비용까지 포함해 대출 규모를 늘리는 방식 등이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자들이 실제로 받아야 할 돈을 나중에 받는 형식으로 바꾸면서 부실을 이연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회사들은 이런 식으로 만기를 연장한 사업장을 연체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PF 업계 관계자는 "이자후취 등 기법으로 PF 사업장에 만기를 연장하는데, 이런 방식은 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인다기보단 부실을 뒤로 미뤄 디폴트만 나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며 "토지비를 빼더라도 금융비용과 사업비가 모두 크게 늘어서 사업성이 악화했다. 시간 끌기로만 PF 시장의 연착륙을 끌어내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단풍이 물들어 있다. 2023.10.29 yatoya@yna.co.kr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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