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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손잡고 해운업 구조조정 뛰어든 우리PE

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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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폴라리스쉬핑을 품은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우리PE가 이번 딜을 통해 HMM과 함께 국내 해운업의 구조조정에 뛰어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고 그 도전에는 한때 국내 해운업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존재감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 우협 선정 '키'가 된 HMM, 폴라리스쉬핑 마지막 주인 되나

우리PE가 폴라리스쉬핑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에는 HMM와 한국해양공사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 이는 우리PE가 이번 딜의 최종 승자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연합인포맥스가 1일 송고한 '우리PE, 중견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 6천억 대 인수' 제하의 기사 참고)

최근 우리PE는 HMM과 폴라리스쉬핑 인수를 위한 재무적투자자(FI) 협약(MOU)을 맺었다. HMM은 우선 600억 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초기에 부담하지만, 추후 계약 조건에 따라 추가 투자를 단행, 소유 지분을 늘려갈 예정이다.

우리PE를 통해 사실상 폴라리스쉬핑 인수전에 뛰어든 HMM을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해운업의 상황을 잘 모르는 시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PE가 HMM과의 협력으로 포인트를 굉장히 잘 잡았다"며 "HMM의 시작은 FI지만 SI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HMM은) 현금 유동성이 큰 곳"이라고 귀띔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민영화에 성공한 HMM이 우리PE로부터 폴라리스쉬핑을 최종적으로 인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폴라리스쉬핑이 당장의 유동성과 시간을 절약해 벌크선 라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통상 시황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라인의 부담을 상쇄해 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벌크선"이라며 "세계 해운업 시장 10위 업체인 HMM은 90%에 달하는 컨테이너 비중을 낮춰야 한다. 대형 선사들의 컨테이너와 벌크선 비중이 6:4 수준임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보강을 통해 (HMM이)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종합 해운사로의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역시 이번 딜로 명분을 챙겼다. 이들은 폴라리스쉬핑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30년 만기 전환사채(CB)를 400억 원가량 보유 중이다.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선사들의 러브콜이 많았던 이번 인수전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국적 해운사를 해외 자본에 넘길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 됐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딜"이라며 "과거 한진해운으로 대변된 해운업 구조조정의 후일담으로 민영화를 추진 중인 HMM이 자본시장 논리와 만나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 임종룡號 우리금융, PE로 자본시장에서 존재감

"해운업이 어디 채권단의 논리로만 해결할 수 있는 산업인가"

지난 2016년, 정부가 전면에 나선 해운업 구조조정을 두고 시장에서는 낙제점 논란이 불거졌다.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 지금의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당시의 구조조정을 대대적인 외과수술에 비유하며 시간을 두고 봐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당시 한진해운 정상화 과정에는 정치권의 외압이 적지 않았다. 임 회장이 주도한 어려운 결단을 두고 혹자는 수조 원을 들여서라도 산업을 살렸어야만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그때의 과정은 시장 안팎에서 역대 구조조정 사례 중 산업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살핀 사례로 손꼽힌다. 그만큼 해운업에 대한 임 회장의 애정도 남달랐다.

정부 주도의 해운업 구조조정이 시작된 지 7년, 그사이 임 회장은 관(官)에서 민(民)으로 자리를 옮겼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우그룹이 그러했듯이 구조조정의 과정은 길다. 그에 대한 결과와 평가는 수년이 지나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임 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몸담은 그룹의 자회사를 통해 다시 한번 해운업 정상화에 힘을 보탠 셈"이라고 귀띔했다.

우리 PE에도 이번 인수는 자본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정표와 같은 딜로 남게 됐다.

2005년, 우리PE가 설립된 지 20여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그간 PE 업계에서 '우리'라는 브랜드가 주는 인상은 크지 않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그룹 내 포트폴리오에 증권사가 없는 상태로 자본시장에서 활약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우리PE가 국내 내로라하는 중견 벌크선이 해외 선사에 인수되는 것을 방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PE업계 관계자는 "우리PE가 주로 산업은행이나 성장금융 등과 함께 기업구조 혁신과 관련한 펀드를 운영해왔지만, 이번 딜은 규모나 의미 면에서 존재감이 다르다"며 "앞으로 지켜볼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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