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감리 결과 선행돼야"…딜 장기 표류 가능성
'매출 부풀리기' 의혹 결과 따라 벨류도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2023.10.23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회계조작 의혹'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투자 계획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은 물론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까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최근엔 '회계조작' 의혹을 받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감리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최대 4천억원 규모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으면서 달라진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투자 계획을 유보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카카오에 잡음이 생겼을 초기부터 딜의 진행 여부와 관련해 경각심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직접적 트리거로 작용한 것은 딜 상대방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택시사업을 회계처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계약을 둘로 나눠 매출을 과대 계상한 혐의로 금감원의 정밀감리를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계약을 맺은 택시기사로부터 운임의 20%를 가맹 수수료로 받는데,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별 광고 노출과 데이터 등에 대한 대가로 운임의 16% 상당을 다시 돌려준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에 실질적으로 남는 부분은 3~4%인 만큼 이를 매출로 잡았어야 했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과대계상된 매출은 3천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연간 매출액이 7천9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0%가 넘는 수치다.
이는 IPO나 투자유치를 앞둔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극도로 민감한 이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조작 혐의 또한 금감원이 IPO를 앞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회계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을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IPO와 큰 틀에서 같은 구조로 지분투자를 진행하려던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딜에 속도를 내긴 어려워진 셈이다.
매출액의 경우 기업 벨류에이션의 한 축인 만큼 이에 대한 정보가 과대 계상됐을 경우 기업가치의 왜곡도 불가피하다.
특히,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될 경우 우리금융 입장에선 확보할 수 있는 지분 규모는 더욱 줄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지분 투자 건은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우선은 금감원의 감리 결과가 나와야 진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단 카카오모빌리티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그룹 자체가 위기를 겪고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어떤 식으로 문제가 정리될 지 예단은 어렵지만, 향후 기업가치 평가 등에 있어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금융은 최대 4천억원 규모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신주와 2대 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구주 일부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전략적투자자(SI) 관점에서 모빌리티 부문과의 시너지를 찾겠다는 게 우리금융의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지분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결국 우리은행을 상대로 관련 논의를 지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향후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딜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감원은 이르면 내년 초 감리를 마무리해 감리위원회에 사안을 상정할 계획인데, 양측의 다툼이 길어져 리스크가 남은 상태에서도 지분투자나 IPO 추진은 불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14일 2023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경영전략워크숍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2023.7.16 [우리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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