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융당국이 글로벌 IB(투자은행)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나섰다. 불법 공매도 조사가 그동안 특정 '종목' 중심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투자자인 '기관' 중심으로 조사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당국이 고강도 조사를 예고한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었던 공매도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꾸리고 글로벌 IB를 상대로 한 대대적인 전수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질문에 "네.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 한 바 있다.
금감원은 그간 시장에서 제기된 불법 공매도에 의한 시장 교란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대형 금융회사가 조직적으로 국내 법규를 위반한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했다. 조사 대상 IB는 10개 내외에서 줄거나 늘어날 수 있다.
◇뜨거운 감자 '공매도'…당국, 제도 개선 추진
공매도는 늘 우리 증시의 뜨거운 감자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후 재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지난 2020년 3월부터 6개월 시한으로 이루어진 후 두 차례 연장을 거쳤다.
당시 공매도 전면 금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은 증시 역사상 3번째 조치였다.
이후 지난 2021년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이뤄져 오고 있다.
일부 공매도가 재개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주범 중 하나로 공매도 세력을 지목하며 공매도 전면 금지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개인투자자 5만명 이상이 국회 청원을 통해 제도 개선을 요구한 데 이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뒤 근본적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가장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로 필요한 모든 제도개선을 추진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제도개선을 한 바 있지만 다시 원점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가장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필요한 모든 제도개선을 추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nowwego@yna.co.kr
◇공매도, 글로벌 스탠다드…전면 금지 대안 있나
다만,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아 공매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시장의 신뢰성에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불법적 거래 기법'이 아닌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매도 정상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 공매도 제한은 MSCI 리뷰에서 매번 지적되는 사항이다.
그동안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들을 잇달아 내온 금융당국이 입장을 갑자기 바꿀 경우 정책 신뢰성이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금융위가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차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차입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의 상환기간을 90일로 연장하고, 담보 비율도 120%로 낮춘 바 있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사실상 무제한이고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담보 비율도 개인보다 낮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로 실제 불법 사안 적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느냐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무차입이라는 불법을 저지른 것"이라며 "전수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불법을 적발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은 사실이나 전면 금지에 대한 부작용이 큰 만큼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장순환
shja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