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글로벌 증시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한마디에 큰 영향을 받는 가운데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시선도 연준에 쏠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예일대 경제학 교수인 레이 페어는 자신의 블로그에 "실제로 2024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월 의장과 그의 동료들이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어 교수는 "현재 연준의 주요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것이지 특정 정당을 돕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연준의 행동이 가져올 정치적 결과는 엄청나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 피하려는 집권당 vs 눈에 띄지 않으려는 연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의 '리턴 매치'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12개월 이내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단임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직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의 조언을 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재선을 노리는 여러 연준 의장과 대통령이 맞붙기도 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회고록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비서실장 제임스 베이커가 1984년 레이건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앞두고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0∼1991년 경기 침체기에 그린스펀에게 더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결국 빌 클린턴은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모토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는 대선 캠페인 기간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연준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특정 후보에게 통화 정책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연준이 원하진 않기 때문이다.
◇'끈적한' 인플레…바이든 재선에는 불리
페어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경제 성장은 둔화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상회하는 등 민주당에 불리하게 내년을 맞이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도록 방치했다는 평가를 받는 파월 의장은 2022년 이후 11차례의 금리 인상을 감독했다. 하지만 임기 막바지에 들어서는 2026년까지 추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며 이는 바이든의 재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달 연설에서 경제 둔화 조짐을 봤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하락은 경기 둔화의 초기 징후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9%가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라고 지적하며 이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사라 바인더 선임 연구원은 "모든 것이 바이든의 재선 희망에 좋지 않다"며 "파월의 결정이 유권자들이 최대한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앞두고 인상 꺼리는 연준…2024년 금리 인상 경로는
경제학자들은 파월 의장이 필요하다면 2024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비껴가기 위해 금리 인상에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최근 연설에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다른 시나리오에선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스턴 칼리지의 경제학 교수인 브라이언 베튠은 연준이 이미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은 금리를 인상했다고 지적하기도 헀다.
그는 "2024년에 대선이 없었다면 7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2024년 초에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학교의 통화정책 전문가인 마크 거틀러는 "임금 인플레이션이 회복되거나 소비자 물가 기대치가 상승하기 시작하지 않는 한 파월의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상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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