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은 "통화정책은 마취약이나 진정제와 같다"며 "구조조정 및 구조개혁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홍 국장은 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주최한 '한국경제 진단과 대응전략' 토론회에 참석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추세에 통화당국의 직접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생산성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 구조개혁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국장은 우리나라는 20여년간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없는 유일한 나라일 정도로 그동안 구조 개혁이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구조개혁을 미룬 결과 세계 1위 초저출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의 자살률, 부동산 불패 신화, '영끌' 투자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홍 국장은 양극화에 따라 장기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면 중립 금리가 하락하고, 통화정책의 대응 여력이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정책의 역할을 강조하는 주장도 나왔다.
류덕현 중앙대 교수는 "경기 침체로 재정 수지가 적자가 나면 재정지출을 억제하면 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경기 대응에 대한 기조적 정책 전환이 필요한데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화금융정책의 정책 유효성이 현저히 약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의 완전 회복을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나치게 빠르게 재정 건전화를 시도했던 국가 중 경제가 취약한 남유럽 국가에서 재정위기발 경제위기가 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진익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장은 "한국경제가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민간 부문 자력에 의존한 경제 회복 동력은 크지 않은 듯싶다"고 말했다.
진 국장은 "인구구조 변화·기후변화 등에 대응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개입 필요성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장 재정을 할 만한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명호 홍익대 교수는 "2024년 예산안이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했지만 관리재정수지는 92조원 적자"라며 "실제로는 확장적으로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감사원이 사회보험 적자나 지정학적 갈등, 경제위기 가능성, 기후변화 대응 등을 반영하지 않은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228.8%로 전망한 것을 소개하며 "30년 후 국가 부도를 걱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국민연금 등 직역연금은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이 시급하다"며 "기타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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