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B6KrN0gRaFw]
※ 이 내용은 11월1일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박경은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이민재 앵커]
올해 일명 라덕연 사태를 비롯해 주가 조작 사건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달에는 영풍제지가 주가 조작 의혹에 휘말렸는데요. 지난주 금요일 거래가 재개되면서 하한가로 직행했습니다. 현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박경은 기자]
주가 조작 의혹에 휘말린 영풍제지가 지난주 목요일 거래 재개됐습니다. 거래가 다시 시작된 직후 매도 잔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곧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는데요. 개장 직후 매도 잔량은 천팔백오십만주가량 쌓였는데, 해당 물량이 소화될 때까지는 하한가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했습니다. CFD 사태 당시를 생각해 적어도 4일 연속 하한가를 전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거래 재개 이후 5거래일째가 되는 오늘도 영풍제지는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지난 2015년 국내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처음입니다. 영풍제지의 주가는 5천72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17일 영풍제지의 주가가 4만8천40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10분의 1토막 수준입니다.
매도 잔량 역시 거래일이 지날수록 쌓여갔는데요. 이날 오후 기준 영풍제지의 매도 잔량은 2천880만주까지 치솟았습니다. 영풍제지의 유통 가능 주식 물량 중 65% 이상이 매도 주문에 걸려있는 상황입니다. 키움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반대매매 수량에 더해, 금융권에 담보물로 설정되어 있던 영풍제지의 주식도 주가 하락에 따라 반대매매로 출회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영풍제지 논란과 관련해, 증권사 중에서도 유독 키움증권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키움증권이 꽤 곤란해 보이는데요.
[기자]
이번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로 키움증권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주가조작에 활용된 주식계좌가 키움증권에 다수 분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가 조작 세력은 100여개의 계좌를 활용했는데요, 특히 미수거래를 통한 레버리지를 이용했습니다.
미수거래란, 투자자가 전체 주식매입대금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증거금을 증권사에 내고,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증권사는 종목별로 미수거래를 위한 증거금 비율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미수거래 증거금률이 40%인 경우, 투자자는 증거금 4만원을 증권사에 맡기고 10만원의 주식을 구매할 수 있죠. 키움증권에서 지정한 영풍제지 주식의 미수거래 증거금률이 40%였습니다.
미수거래를 통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매수일로부터 이틀 후까지 외상값을 갚아야 합니다. 증거금 이외의 매수대금을 증권사에 갚아야 한다는 뜻인데요, 투자자가 결제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는 미수거래로 구입된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합니다.
영풍제지 사태에 키움증권은 해당 종목의 거래가 정지된 지난 20일 4천943억원의 미수금이 있다고 공시했는데요. 한마디로 미수거래를 이용해 영풍제지를 매수한 투자자에게 받지 못한 돈이 5천억원에 이른다는 말이죠. 자그마치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시장참가자들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죠.
다만 키움증권의 실제 손실 금액은 반대매매가 진행된 이후 추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시 키움증권의 미수금과 관련한 리포트를 발표한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는 3천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4거래일 하한가를 간 경우 미수금 손실액은 3천5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는데, 이날까지 하한가를 맞으면서 손실액은 4천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수 발생금의 50% 수준을 연내 미수채권 충당금으로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하반기 실적 영향도 불가피합니다.
[앵커]
키움증권에만 영풍제지 미수거래가 있었던 것입니까?
[기자]
리테일 부문에서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상위 5개 사 중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조정하지 않은 곳은 키움증권이 유일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만이 미수 증거금률을 40%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9일에서야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는데요.
영풍제지의 경우 올해 700%가량 주가가 폭등하면서, 이미 금융당국의 주시를 받아 온 종목이었습니다. 실제로 당국은 영풍제지와 관련한 주가 조작 의혹을 몇 달 전부터 알아보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주가 급등, 특정 계좌 관여 문제와 관련해 올해 3분기에 두차례 공시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위탁매매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는 이미 올해 상반기 미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영풍제지 사태 이후 증권업계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미수거래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먼저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거래 정지일인 지난 19일부터 5일간 48개 종목을 증거금 100% 징수 종목으로 추가했습니다. 미수거래가 불가능한 종목이 48개 추가된 셈인데요. KB증권도 지난 24일 8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기존 30~40%에서 100%로 올렸습니다. 하루에 몇 종목씩 증거금률을 변경하는 것은 일반적이나, 한꺼번에 수십 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일제히 상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키움증권도 사실상 시세 조종의 피해자이기도 한데요. 다소 늦게 대처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미수금 관련 소식이 전해진 다음 거래일, 키움증권의 주가는 장 중 한때 20% 하락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모인 종목 토론방에서는 키움증권의 미수거래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주가조작 놀이터가 됐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증거금률을 올린 것도 거래정지가 난 뒤 조치에 나섰으니까요. 키움증권은 앞서 김익래 회장이 주가 조작 의혹으로 사퇴했는데, 이번에 영풍제지 사태 이후에 회사 신뢰도가 떨어졌을 것 같습니다.
[기자]
주가 조작 사태로 불거진 평판 리스크가 키움증권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공시가 나온 다음 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3곳은 키움증권의 미수금과 관련한 리포트를 냈습니다. 미수거래 관련 논란이 키움증권이 보유한 'AA-(안정적)' 등급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인데요.
신용평가사는 우선 거래가 재개된 뒤 미수금 회수를 규모를 지켜보며 단기적인 영향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다만 키움증권이 올해에만 두 번째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된 점을 집중 조명하며 중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키움증권이 수익성을 위해 주가 조작 의혹이 발생한 종목에 대해서 증거금률을 조정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시장의 지적과 일맥상통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CFD 사태에 이어 위탁매매 관련 대규모 비경상 비용이 발생한 것이 올해 들어 2번째"라면서 "타 증권사는 선제적으로 증거금률을 인상했기에 회사의 리스크관리 역량 및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미수금 관련 손실뿐 아니라, 향후 금융당국 조사 과정에서 회사의 리스크 관리나 내부 통제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미비 사항이 드러날 시 중장기 사업 안정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신평3사는 이 경우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어요. 키움증권이 'AA'급의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보유한 발행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도 리테일 부문의 이익이 주효했기 때문입니다.
키움증권은 높은 수수료율 경쟁력과 모바일 거래 강화 전략으로 리테일 부문에서 강점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전체 영업 순수익 중 87%가량이 투자 중개를 통해 쌓은 실적입니다. IB, 운용 등으로 사업 확장을 꿈꾸고는 있으나, 아직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신평사에서는 영업 수익성 측면에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단순한 종목별 증거금률 상향이 아닌, 사업부문의 근본적인 리스크관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앵커]
네 신용등급까지 흔들리고 있군요. 키움증권은 현재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키움증권은 현재 반대매매로 미수금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리스크 관리에 대해선 발 빠른 결정이 어려워 보이는데요. 리스크관리와 수익성 간의 무게추를 맞추는 작업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키움증권은 국내 리테일 1위를 강조하며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매 수요를 빨아들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미수거래 등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키움증권의 이자수익은 3천525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중 절반가량은 신용공여, 미수거래 이자수익이 포함된 계정입니다.
[앵커]
미수거래 때문에 터진 문제를 막기 위해 미수거래를 막으면, 그간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군요. 딜레마 상황으로 보입니다.
[기자]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고 지나치게 보수적인 시스템을 도입할 시, 수익성을 잃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단순 미수금 손실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개인투자자의 호응을 잃게 되면 리테일 강자의 지위가 훼손될 수 있죠.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조작 사태의 화살이 키움증권에 쏠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주가 조작 세력의 범죄이며, 키움증권 또한 이용당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인데요.
종목별로 지정하는 미수거래 증거금률은 증권사 재량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키움증권이 수익성을 위해 증거금률 상향을 늦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가를 키움증권이 질 수 있다면 이는 자율적인 경영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박경은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