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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달러채 대신 틈새 겨냥…스위스로 발 넓히는 KP물 시장

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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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이어 코레일·수은 동참…일부 만기물 이점, 투심 위축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달러채 조달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위스프랑 채권 등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쟁력이 드러나는 통화 시장을 택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겠다는 움직임이다.

최근 급부상한 곳 중 하나는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이다. 달러채 조달을 준비했던 한국수자원공사가 해당 시장으로 발행처를 선회한 데 이어 최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와 한국수출입은행도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금리 경쟁력이 드러나는 일부 만기물을 주목해 무사히 조달을 마친 모습이다.

◇다시 싹튼 스위스 시장…달러채 부담 속 틈새 공략

2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오는 14일(납입일 기준)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은 각각 2억5천만 스위스프랑(약 3천836억원), 2억 스위스프랑(약 2천989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 이번 조달을 위해 두 발행사는 지난달 스위스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한동안 주춤했던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2억5천만 스위스프랑어치 채권을 찍었다.

이 밖에도 올 초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2.65억스위스프랑)을 시작으로 현대캐피탈(2억스위스프랑), KDB산업은행(2억스위스프랑) 등이 조달에 나섰다.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은 한동안 한국물 발행이 주춤했다. 2018년 발행사들이 달러채 변동성을 피해 스위스 시장을 찾으면서 역대급 호황을 맞기도 했으나 점차 분위기가 시들해졌다. 2021년에는 KDB산업은행만이 홀로 발행을 마치기도 했다.

KP 스위스프랑채권 발행 추이

연합인포맥스

하지만 최근 달러채 시장이 비교적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올 상반기 달러채 발행을 준비했으나 연기를 택한 후 9월 스위스프랑 채권을 찍었다.

당시 한국수자원공사는 통화 스와프 여건 등을 고려해 2년물을 택했다. 원화로 스와프할 경우 비교적 금리 경쟁력이 드러나는 구간이 단기물이라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달러채의 경우 만기 3년 이상의 채권이 기본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2년물 발행이 비교적 용이한 스위스프랑 채권의 조달 이점이 더욱 부각됐다.

코레일은 국제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도 스위스 시장을 찾아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 무디스는 지난 7월 코레일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1 노치(notch) 하향 조정했다. 수익성 등 펀더멘탈 악화와 수서발 고속열차(SRT) 운영사 에스알(SR) 분리가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투자자들의 경우 코레일의 등급 강등에도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여전한 점을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코레일에 대한 정부 지분율은 변화가 없는 만큼 지원 가능성 등에 대해 비교적 굳건한 신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달러채 대비 금리 이점이 드러나는 5년물을 공략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 경쟁력을 보이는 만기물 구간이 다르다는 점에서 수출입은행의 시장 포착 역량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스위스 대표 기업 네슬레도 주춤…투심 분위기·ESG 관건

한국물의 경우 2018년 찍은 스위스프랑 채권이 올해 대거 만기를 맞는다. 하지만 발행량은 이보다 적어 새 물량을 채우고자 나선 기관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스위스 채권시장 역시 최근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금리 방향성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매크로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투자자들의 대기 심리가 커진 여파다.

이에 이번 주 투자자 모집에 나선 네슬레는 이전보다 주춤해진 기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통상 발행하던 물량보다 작은 규모를 찍기로 하면서 스위스 대표 기업조차도 투자 심리 위축을 확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물의 경우 비교적 소규모로 발행을 한다는 점에서 적정 시기 및 만기 구조 등을 겨냥한다면 조달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에 고금리 달러채 시장을 피해 일각에서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주목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스위스 채권시장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점은 관전 포인트다. ESG가 기관들의 주요한 투자 결정 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석탄발전사 및 석유 관련 기업 등의 조달은 더욱 쉽지 않아질 것으로 보인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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