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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만 사고 주식 파는 외국인…韓저성장, 환율 안정에 복병

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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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채권 매수와 증시 매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우려를 반영한 외국인 수급이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연합인포맥스 금융감독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 잔고는 241조8천억 원대를 기록했다.

외인이 보유한 원화채는 지난 6월부터 월간 24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증시에서는 외국인 순매도가 뚜렷하다.

이들은 올 6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8조 원 가까이 된다.

올해 6월 이후 외국인 원화채 잔고(좌)와 코스피 순매수(누적, 우) 추이

이러한 외국인 투자 패턴은 달러-원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통상 외국인은 채권에 투자할 때 외환(FX) 스와프를 통해 환 위험을 헤지한다. 달러를 팔고 원화 자산에 투자한 후 선물환으로 달러를 매수하는 식이다. 반면 주식 투자는 커스터디를 경유해 현물환 물량으로 처리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은 역사적으로 방향성을 보면 주가가 하락할 때 반대로 올라가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외국인의 순매수와 순매도 차이가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성장률 전망이 약화하는 점은 외인 수급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 우려가 커질수록 증시에서 기업들의 성장 기대치도 낮을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 실적과 주식 가치를 떨어뜨린다.

반대로 채권은 경기가 안 좋을수록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을 고려하면 투자 가치가 높아진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거란 관측은 저성장 장기화 우려를 키운다.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 내년을 1.7%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잠재성장률 추정 범위를 2% 내외로 언급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출산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고, 잠재성장률도 2% 아래로 떨어지는 나라에 투자할 유인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외국인도 최근엔 채권만 투자하고 주식엔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펀더멘털 이슈보다는 글로벌 시장 흐름에 가깝다는 진단도 있었다. 실제로 국채선물 등에선 외인 순매도가 관찰되는 탓이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지난달 달러-원 환율이 올라갈 때 매수 주체로 커스터디 영향이 컸다"며 "역내 중공업체와 수출기업 네고 물량이 나와도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자산배분 안에서 조정하는 느낌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시장과 동반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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